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최근 들은 재즈 앨범 3장

tunikut 2008. 12. 26. 14:19

어떤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 입문하게 되면 제아무리 음악 고수라고 해도 '초심자'의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나 역시 음악을 많이 듣거나 많이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동안 록이나 힙합, 댄스 뮤직 등은 그럭저럭 열심히 찾아 들은 편이다. 록을 듣기 시작할 때 Def Leppard의 앨범으로 시작해서 G 'N R, Metallica, Motley Crue 등의 명반들을 하나씩 사모으면서 그 재미를 느꼈고 Nirvana로부터 시작된 얼터너티브/모던록에 대한 애착은 Liz Phair와 Matador, 나아가 Charlatans 등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자연스럽게 일렉트로니카/힙합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음악을 들어온지 벌써 15년째..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결국에는 재즈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 재즈? 그래.. 다른 팝/록 계열의 장르에 비해서 즉각적으로 쉽게 다가오기는 어려운 건 사실이다. 어느 정도 '공부'를 요하는 부분도 있고.. 하지만 난 이제 시작했다. 레드 제플린이 어떻고 비틀즈가 어떻고 메탈리카가 어떤지 그 구분을 전혀 할 수 없는 록 초심자와 같은 심정으로 우선은 하나씩 하나씩 유명한 사람들부터 찾아서 듣고 있다. 음악이란 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굳이 책을 찾아서 읽거나 잡지를 열심히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그저 약간의 인터넷 검색창과 씨디값을 위해 밥을 조금만 굶고 차를 조금만 안타면 그만이다. 열심히 찾아 들으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 가닥이 잡혀가는 게 음악 리스닝이다.

 
 

Thelonious Monk [Monk's Music] (1957, Riverside)

 

 

재즈의 역사(?)라고 하기는 그렇고 대강의 흐름을 찾아보니 '빅밴드 재즈 - 스윙 - 비밥 - 하드밥 - 포스트 밥, 쿨 재즈 - 소울 재즈, 퓨전, 크로스오버' 순으로 대강 이어져왔다는 것 같다. 델로니어스 몽크는 많은 재즈 애호가들이 거의 가장 먼저 거론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저 위의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비밥' 쪽에 넣으면 될 것 같다. 존 콜트레인, 마일즈 데이비스, 아트 블레이키 등 대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그의 대표작 "Monk's Music"을 들어봤다. 아직은 내가 초보 중에 초보라서 뭐라고 분석을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음악을 들어보면 '가장 우리가 전형적인 재즈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라고 보면 될까? 완전한 프리 재즈가 아닌 스윙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뭐.. 그런.. 하나 특이한 점은 이 앨범을 들으면서 화려한 몽크의 피아노 솔로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피아노 소리는 다른 악기에 파묻혀서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피아노가 마치 리듬 악기 같은 느낌인데 그게 몽크 음악의 특징이라고 한다. 몽크라는 존재는 참 재미있는 게 '재즈의 대부'격의 칭호를 받지만 동시에 '이단아'라는 호칭도 붙는다는 점이다. "Well, You Needn't"의 흥겨움과 "Ruby, My Dear"의 감미로움이 인상적인 수작이다. 앨범의 문을 여는 "Abide With Me"도 마치 영화를 보기 전에 옛날에 애국가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Jimmy Smith [Bashin': The Unpredictable Jimmy Smith] (1962, Verve)

 

 

유일하게 다루어봤던 악기가 피아노인지라 몽크, Ramsey Lewis 처럼 재즈 피아노에 유난히 관심이 많이 가게 되는데 특히나 그 중에서도 귓가에 쟁쟁거리며 울리는 하몬드 올갠의 소리는 정말이지 많은 애착이 간다. 그런 재즈를 듣고 싶다면 주저 없이 Jimmy Smith를 선택하면 된다. 이 분은 특히 Soul Jazz라고 불리우는, 상당히 재즈 중에서도 '흑인 음악'적인 감성이 특히 많이 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 같다. 나른한 오후에 햇볕을 쪼이면서 들으면 딱 좋을 그의 최고 히트곡 중에 하나인 "Walk On The Wild Side"가 수록되어 있다.

 

Wynton Marsalis [Black Codes (From The Underground)] (1985, Columbia)

 

 

남들이 다 퓨젼 재즈나 크로스오버쪽으로 가던 80년대에 정통 하드밥-포스트밥을 추구하며 신동처럼 나타난 재즈 트럼페터 윈튼 마살리스 - 모 베터 블루스로 유명한 브랜포드 마살리스의 친동생이죠 - 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사실 여기에 열거한 세 장의 음반 중에 듣기는 가장 난해하다. 존 콜트레인의 음악을 들으면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 분의 음악은 그보다 더 아려워서 다소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마치 뭐랄까.. 어떻게 들으면 Free Jazz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로 엇박과 무자비한 색소폰과 트럼펫의 향연이랄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트럼펫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잔잔한' 느낌을 무척 좋아하는데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이 분의 음악을 추천한다. 예전에 미국에서 인기 있던 얼터너티브 그룹 중에 Stone Temple Pilots 라고 있는데 그들의 3집에 "Adhesive"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의 간주 부분에 이 잔잔한 트럼펫 소리가 나오는데 그 때부터 트럼펫 특유의 사운드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오프닝인 "Black Codes"나 "Aural Oasis"가 마음에 든다. 이 분의 음악은 정말이지 한번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한 것 같다.  

 
* 초심자로서 글을 쓰다보니 문체가 참 'naive'하다. 크크

 

2006/06/01 (목)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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