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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reviews

Marshall Jefferson 내한공연 - House On 018

tunikut 2008. 12. 24. 04:40

 

일시: 2008년 2월 16일 토요일 밤 10시 - 17일 일요일 오전 4시

장소: 홍대앞 Club M2
 
예전에 호주 여행을 하던 당시 브리스번 주변 선샤인코스트 투어버스를 타고 돌면서 방문했던 곳 중에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Noosa Heads라는 곳이다. 오밀조밀한 집들과 여타 해변가
와는 차별성을 띤 비치가 참 멋진 곳이었다. 이후에 Muzik지를 보다가 Marshall Jefferson vs Noosa Heads
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싱글을 보고 이 하우스 뮤직의 대가 중의 대가의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뭐 Marshall Jefferson에 대한 사항은 'House Music'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으니 여기서 얘기할 필요는
없고 다만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시카고 태생으로 "Move Your Body"라는 역사적인 싱글을 통해 초기 시카고
하우스를 정의했으며 계속해서 애시드 하우스와 딥하우스라는 장르에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아티스트
라는 점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하겠다.
 
아아.. 난 이날 또 다시 30대의 몸을 이끌고 잘 적응도 안되는 수많은 enthusiastic한 클러버들 사이에 파묻혀
그 분을 영접하기 위해 클럽을 찾았다. 11시쯤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이 거의 꽉차있었는데 작년 Erick Morillo
공연에서보다 훨씬 많이 온 것 같았다. 아님 워커힐 가야금홀보다 상대적으로 좁아서 그렇게 느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새벽 1시 반에 정확히 Marshall Jefferson 형님께서 등장하셨다. 푸른빛이 도는 점퍼
차림에 검은티와 검은 모자를 쓴 그의 모습에서 벌써 굉장한 포스를 느꼈는데 세월이 세월이니 만큼 (그는
59년생임) 중후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곡 중간중간 우스꽝스런 표정이나 손동작, deck 앞에 늘어선 팬들에게
일일히 악수도 하고 손도 잡고 하는 등 굉장히 친근하고 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진에서 봤을 때도 굉장히
사람좋게 생긴 이미지인데 실제로 보니 사람좋다못해 '인자하기까지'  했다.
 
시종일관 육중한 베이스에 하드한 비트들 위주로 플레이해서, 소울풀한 느낌을 기대했던 내 예상에는 조금
맞지 않는가 싶더니 후반부로 갈 수록 시카고 하우스의 느낌으로 돌아가며 소울풀한 샘플들이 섞여 훨씬
분위기를 업시키면서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그의 전매특허이자 가장 유명한 싱글 "Move Your Body"를 피날레
로 두어시간 가량의 공연이 끝났다. 작년에 Erick Morillo에게 싸인받는 것에 실패한 나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이 형님에게 싸인을 받기 위해 기회를 노렸는데 끝나고 옆으로 내려오기 전에 무대 위에 서있는 형님한테 가지고 간
씨디 부클릿과 펜을 건네주었더니 친절하게 허리를 굽혀 - 근데 여기서도 약간 이제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느낌이 들어서 좀 마음이 그랬다 - 싸인을 해주었고 악수도 했다. (근데 싸인 받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다른 enthusiastic한 클러버들은 Marshall Jefferson의 플레이가 끝난 줄도 모르는 듯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원래 이런 게 진짜 클러빙인데 난 너무 진지한 리스너인가봐...)
 
암튼 나도 이제부턴 정말 바빠질 것 같고 언제 다시 이런 클럽 공연을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지만 영원한
하우스의 '거장' Marshall Jefferson '형님'의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우스 음악을 좋아할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고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만 암튼 그랬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라고나
할까..?

 

공연 끝나고 받은 싸인.. 아 뿌듯..!!!

 

2008/02/17 (일)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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