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concert reviews

Funkafric Booster "One Tour" 쇼케이스 (잠실)

tunikut 2008. 12. 24. 03:52

 

일시: 2006년 8월 5일 토요일 오후 6시
장소: 잠실 교보문고 지하 1층 로비
 
5시가 조금 넘어서 The Roots의 "Things Fall Apart" 앨범을 들으며 지하철을 타고 잠실로 향했다.
"Dynamite!"의 훅이 나의 발길을 가볍게 재촉했다. 헛, 근데 이게 왠일.. 잠실역에 도착하니 비가
주적주적 내리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와락 내리는 게 아닌가! 아니나다를까 롯데캐슬 앞 광장에서
한다고 했는데 광장에는 아무도 없다. 이런 제길.. 공연이 취소된 거군, 하며 다시 지하철로 걸음
을 옮기다 보니 오홋! 밴드가 리허설하는 전형적인 소리가 귀에 울려 가보니 장소를 지하 1층 로비
쪽으로 옮긴 게 아닌가! 하하.. 특별한 스테이지도 없이 그냥 로비 바닥에 장비를 셋팅하고 훵카
프릭 부스터의 공연 포스터와 함께 임지훈씨 및 밴드 멤버들이 악기를 조율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좀 차야 공연을 시작할 텐데.. 썰렁하게도 밴드 앞에는 이들을 보러 온 청중은 나를 포함
해서 대략 5-6명 정도밖에 안돼 보였다.. 그밖에 몇몇 지나가던 아저씨들.. 꼬마들이 전부. 토탈
해야 고작 10-15명 안팍의 청중들.. 멤버들도 공연을 시작하려니 굉장히 뻘쭘해하는 것 같았다.
이윽고 싸인이 들어가며 공연이 시작됐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공연이 처음이고 또 앨범도 아직
듣지 못한 상태라 곡명은 잘 모르겠지만 임지훈씨의 하몬드 올갠 소리를 기본으로 한 퍼커션과
베이스 리듬이 강조된 훵크/소울 재즈 그루브로 음악은 정말이지 '최고다!'라고 해도 될 만큼
좋았다.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기타를 연주하던 여성 멤버 이소정씨가 인상적이다.
첫 곡이 끝나자 다들 약간씩 벌쭘해하는데 임지훈씨가 뒤를 휙 돌아보고 나서 (밴드 뒤의 현수막
에는 밴드 이름보다 'Hottracks Music Style!"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었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핫트랙스라고 합니다" 
 
라고 해서 다들 웃었다.
 
공연은 약 30분 가량 진행됐었고 곡명은 잘 모르지만 내 기억에 앵콜곡을 포함해서 5-6곡 정도
한 것 같았다. 암튼 간에 이들의 음악은 정말이지 몸을 흔들지 않고 못배길 정도로 훵키하며
하몬드 올갠 소리가 귀를 징징 울리는 재즈 풀레이바가 느껴지는.. 아 정말 주옥같은 음악이다.
윈디 씨티와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15명 남짓 되는 청중들과 다소 불량한 마이크 상태에도
불구하고 멋진 연주를 들려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앨범도 얼른 사봐야지.
 
공연이 끝나고 지하 롯데리아에서 불고기 버거 세트를 하나 사먹고 다시 The Roots의
"Things Fall Apart" 앨범을 계속 들으며 뚝섬 유원지로 발길을 옮겼다. "Double Trouble"에서의
Mos Def의 랩이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P.S. 임지훈씨도 실제로 처음 봤는데 머리 스타일을 바꿔서 더 그래보였는지는 몰라도 왠지
전혀 다른 음악을 하지만 이미지, 무대 매너, 말투, 제스쳐 등이 꼭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씨를
연상케 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2006/08/06 (일)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