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Dynamic Duo [Last Days (Limited Edition)] (2008, Amoeba Culture/Mnet)

tunikut 2008. 12. 23. 13:31

 

다이나믹 듀오의 4집. 한정판. 난리도 아니었던 한정판.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다 보고 힙플 들어갔더니 벌써 렉이 심하게 걸리면

서 한정판이 뜬날 밤 12시쯤 카드 결제했는데 순위에 밀려서 짤리고, 결제 취소해서 딴 데는 다 품절이고 유일하게 남았던 인터파크에서

부랴부랴 주문했더니 그것도 늦어서 일주일 뒤에 받는 추가 제작분을 받게 됐다는 그놈의 전설의 한정판. 근데 솔직히 사놓고 보니 케이

스가 좀 다르다는 것 빼고는 - 근데 케이스도 키치한 게 취향엔 완전 별로임 - 컨텐츠도 오히려 일반판에 카툰이 있다고 보면 일반판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수록곡면에서 그저그런 리믹스 트랙 3개가 추가된 것 뿐이니 그다지 난리를 쳐서 살 만한 앨범

은 아니었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한정판'이라고 하면 에픽 하이처럼 일련번호 딱 매겨서 인증서에 싸인 있으면서 히든 트랙도 미발표곡

으로 딱 해야 진짜 한정판 같지.. 이번 다듀 4집 한정판은 내 생각에 '한정판'이라기 보다는 '리팩키지'의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아니

뭐 그렇다고 정성스레 한정판을 만들어 팬서비스를 해준 다이나믹 듀오의 노고에 뭐라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나를 포함해서 너무 호들

갑을 떤 것에 대한 푸념일 뿐..)

 

각설하고.. 이제 앨범을 들어본 소감은? 내가 3집을 안들어봤기도 하고 (근데 3집은 1-2집의 연장선이라는 얘기를 들음) 예전에 notes란

에도 썼듯이 '최신 본토 힙합 트렌드'와 친하지 못한 귀와 손과 발과 경제적 여건을 가지고 있어서 이 앨범에 대해 온전한 평가를 내릴 수

는 없겠다만 듣고 나서 내 생각은 딱 하나. 진부해질 뻔한 '다듀 스타일'에 대해 트렌드에 맞춰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개인적인 취향

에는 안맞다는 것. 그저 그게 다다. 좋다 나쁘다, 완성도가 있냐 없냐는 솔직히 모르겠다. 이상한 점은 난 다이나믹 듀오의 앨범은 2집도

그렇고 1집도 그렇고 처음 사서 딱 들어서는 좋은지도 특별히 나쁜지도 잘 모르겠었다는 거다. 이상하게 다듀 앨범들만 그렇다. 점점 들을

수록 약간씩 좋아지는 느낌.. 근데 난 아직도 왜 1집은 아무리 들어도 좋은 걸 모르겠는지 모르겠다. 2집은 너무 좋은데.. 난 왜 이렇게 2집

의 "덩덕쿵"이 좋을까.. 내가 좋아하는 힙합은 그냥 딱 저런 90년대 스타일의 묵직한 건가 보다. 쩝..

 

"Solo"는 Dynamic Duo featuring Alex라기 보단 Clazziquai Project featuring Dynamic Duo 같기만 하고, "Want You Back"도 0CD의

보컬이 T-Pain을 염두에 두었다고 보는데 그런 걸 떠나서도 내가 T-Pain을 몰랐다고 해도 셰어의 "Believe" 이후에 나온 모든 보코더

소리는 다 식상하기 때문에 나한텐 무효다. "Good Love"가 대박이라고는 하는데 좀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보니 나한텐 중박이며 "아버지"

도 싸이가 리메이크 앨범에서 이미 한번 심금을 울려놔서 역시 나한텐 무효다. 하지만 Simo의 업템포 드럼앤베이스 브레잌이 멋진 "Don't

Day Goodbye"나 딱 내 나이를 겨냥하고 만든 것 같은 grown-up kids' hearts를 짠하게 만드는 "어머니의 된장국", 원더걸스에 대한 오마

쥬라고 생각되는 "해변의 Girl" 등은 마음에 들고, 그나마 앨범에서 '건졌다'라고 할 수 있는 곡은 박진감 넘치는 가벼운 전자 비트 (이런 걸

더리싸우스라고 한댄다)에 몰아붙이는 개코와 최자의 라임이 일품인 "길을 막지마"(난 오프닝 곡인 이걸 듣고 이번 4집 대박이다라고 생각

했다가 점점 실망했다는)와 역시 기대치를 가질 수밖에 없는 곡 "Trust Me"의 훅이다.

 

자, 결국 내가 좋아하는 다듀의 곡은? "덩덕쿵", "길을 막지마", "Trust Me"랜다. 음, 그렇군.. 난 흥겹고 신나는 다듀도, 부드럽고 감성적

인 다듀도, 모던하고 세련된 다듀도 싫은가보다. 내가 이들에게서 원하는 건 '강하고 하드코어스런' 모습들인가 보다. 쩝.

 

한 3-4줄 쓰려고 했는데 또 왜 이렇게 길어졌는지 거참..

 

2008/10/17 (금)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