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윤건 [My Romantic Occasion] (2007, CJ)

tunikut 2008. 12. 22. 23:25

 

브라운아이즈의 베스트 앨범이 나온다고는 하는데 그 앨범을 발매하는 주축이 누군지는 몰라도 참으로 의미 없는 앨범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어디에서 또 듣기론 나얼이 주축이 된다는 설도 있는데 그건 또 더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개인적으로 나얼은 흑인필 나게 노래 잘 부르고 가사 쓰는 보컬리스트일 뿐 (물론 그렇다고 그의 작곡 실력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브라운아이즈의 브레인은 윤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잡설이 길었고
 
3년 만에 발매된 윤건의 (사운드트랙 포함) 네번째 앨범이다. 근데 앨범을 발매했음에도 별로 홍보도 안하고 방송 활동도 잘 안하는 걸 보니 팬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인지.. 자꾸만 죽어가는 국내 음반시장이 안타깝기만 한데 그저 이렇게 자신의 결과물을 만들어서 내놓은 게 어째 좀 짠하면서도 나름 고맙다. 이전의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딱 들으면 그의 것임을 알 수 있는 (여기에는 그의 특이한 목소리도 한몫 한다) 12곡이 들어있다. 뭐 그다지 변화를 꽤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그 중에서도 80’s 팝이나 유로 그루브의 영향을 받은 듯한 “The Muse”나 마치 클래지콰이가 연상되기도 하는 라운지-“Play The Game” 등에서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그의 여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으며 놀라운 것은 물론 그의 음악에 흑인음악이나 알앤비적인 요소보다는 가요의 요소가 더 많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전곡 모두 최소한 멜로디의 측면에서는 청자를 편안하고 즐겁게 해준다는 거다. 물론 윤건은 솔직히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lovely, R&B-influenced pop을 생산해내는 훌륭한 대중 음악 작곡가이며 프로듀서임에는 틀림없다.
 
나얼과 회포를 풀고 브라운아이즈를 재결성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것보다도 어디 홍대 캐치라이트 같은 데서 나 같은 팬들을 위해 쇼케이스 무대라도 하나 가져줬음 좋겠다

 

2007/06/27 (수)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