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MC Mong [The Way I Am] (2006, Fantom)

tunikut 2008. 12. 22. 10:27

 

Ignito의 앨범 이후로 내 블로그의 시작점이기도 한 코리안 어쩌구저쩌구 갤러리를 다시 부활시킨 주인공을 엠씨 몽으로 정했다고 너무

돌을 던지시길 말기 바란다. 어차피 이 곳은 수준 높은 음악만 올라오는 곳도 아니고 명품 힙합을 논하자는 곳도 아닌, 그저 우리나라라는

척박한 땅에서 흑인 음악이라는 공통된 모티브를 통해 열심히 하루하루 음악 생활을 해 나가는 모든 이들에 대한 리스펙의 의미에서 시작

된 컬렉션이고 그 결과물들을 전시하는 의미에서의 갤러리이기 때문 이다. 이 갤러리에 오랫만에 포스팅을 하니 문체가 좀 딱딱하다. 약간

이그니토 삘이 나기도 하고..

 

우리 집 바로 앞에 치킨/호프집이 하나 새로 들어왔는데 바로 엠씨 몽의 형님 내외가 주인이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 거기 가서 맥주하고

치킨을 시켜 먹었더니 보너스로 엠씨 몽의 3집 앨범을 줘서 덥석 받아왔다. 그리고 아까 낮에 잠깐 봤더니 모 힙합 커뮤니티에서 엠씨 몽

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있는 걸 보고 집에 와서 보너스로 받은 이 앨범을 찬찬히 들어봤다.

 

글쎄 뭐.. (난 보통 본론과 결론을 얘기하기에 앞서 이 표현을 즐긴다. ㅎㅎ) 내 생각은 그렇다. 오버그라운드/메인스트림/대중적/상업적

/컨템포러리/팝 등등.. 으로 불리우는 공통된 이미지는 절대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난 그 자체로 또다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한다. 그런 의미 에서 엠씨 몽의 음악이 힙합이냐 아니냐, 뭐가 리얼이고 뭐가 훼이크냐의 논쟁은 타임 컨쑤밍하는 게 아닐까? 물론 솔직히

그런 건 있다. 나 역시 남들 죽어도 모를 것 같은 음악 열심히 찾아서 들어보기도 한 적이 있지만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들을 때는 그 마인드

로 접근하고 또 메인스트림 음악은 또 그런 마인드로 접근해서 들으면 그만 아닐까? 어차피 음악이라는 예술의 한 장르는 그 문화를 향유

하는 사람들에게 나름 대로의 문화적 즐거움을 주기위한 것이라고 보면 어찌 됐든 내가 이 음악을 선택해서 들었을 때 만족감을 느끼면

그만이다. 그게 엠씨 몽이 됐든 더 콰이엇이 됐든 마일즈 데이비스가 됐든 스매싱 펌킨스가 됐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들어본 엠씨 몽의 3집은 적당한 만족감을 주기에 더함이 없다. 아니 어떻게 들어보면 오히려 에픽 하이의 최근 앨범이나 3집

이후의 주석의 음악에서 느껴진 '기묘하게 어레인지된 상업성이 준 실망감'보다는 꽤 들음직하고 차분하게 정돈된 스타일이 눈에 뜨인다.

물론 엠씨 몽 의 음악에서 phat한 비트나 현란한 라이밍이나 귀를 흘기는 스크래칭은 찾아볼 수 없으나 "너에게 쓰는 편지 part 2"와 "못된

영화"가 주는 심금을 울리는 팝이나 "아이스크림", "허클베리몽 의 모험", "The Way I Am", "Lost In Music"에서의 흥겨운 비트감을 가만

히 듣고 앉아 있으면 그럭저럭 그의 가사와 그가 주는 이미지가 그다지 '싸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뭐 그렇다고 그의 1집과 2집과 피플 크루 시절의 앨범들을 당장 사서 들을 생각은 없다. 나중에 이 컬렉션에 채워질 주인공들의 밑천이

바닥 난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흐흐

 

2006/12/07 (목)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