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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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Jarmusch [Broken Flowers] (2005)

tunikut 2008. 12. 19. 14:14

 

빌어먹을 오타쿠 기질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는지 난 영화를 볼 때 어떤 마음에 드는 한 감독이 정해지면 그 감독의 영화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서 보며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이는 걸 낙으로 삼게 되는데 짐 자무쉬라는 감독은 왠지 이름에서 빔 벤더스 - 실제로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 와 같이 왠지 모를 어떤 심오함 내지는 예술적인 이미지가 떠올라 자칫 잘못하면 빔 벤더스와 비슷한 취향의 영화

같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지만 요사이 본 일련의 그의 영화들을 통해 난 나의 훼이버릿 디렉터 디렉토리 중에서 '코미디 카테고리'

자리에 수년간을 지켜오던 코엔 형제를 누르고 그의 이름을 당당히 1위에 등극시키고 말았다. (빔 벤더스 얘기가 나왔는데 난 그의 영화

중에 "랜드 오브 플렌티"와 "돈 컴 노킹"을 봤는데 둘 다 매우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다른 영화도 물론 보겠지만 그닥 별로 기대가 안된다.)

 

그의 최근작(맞나?)인 이 영화를 보면서 삶의 의미.. 늙는다는 것.. 옛 애인.. 숨겨둔 자식.. 로드 무비.. 뭐 이런저런 다른 것은 일단 다

제쳐두고 내가 영화를 보면서 "아리조나 유괴사건", "위대한 레보스키", 그리고 "Rat Race" 이후로 이렇게 배꼽을 잡고 웃어본 영화는

처음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 너무 만족스러웠다. 오랫만에 본 샤론 스톤의 얼굴도 반가웠고, 영화 내내 울리는 아프로-큐반 재즈/

훵크 음악도 취향에 부합하니 좋았다. 비슷한 테마를 지닌 로드무비지만 보다 진지하고 자아성찰적인 빔 벤더스 감독의 "돈 컴 노킹"에도

나오는, 환갑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예쁘신 제시카 랭 아줌마도 반가웠다.

 

2008/06/30 (월)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