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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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Morel [Banlieue 13] (2004)

tunikut 2008. 12. 19. 10:12

 

뤽 베송 팀의 촬영 감독이었던 피에르 모렐의 감독 데뷔작으로 현재 국내에서 "13 구역"이라는 이름으로 개봉 중인 영화다. 일요일 오후 이미 볼 건 다 봐서 특별히 볼 영화가 없던 나는 아무 기대하지 않고 신촌 아트레온에서 이 영화를 보고 너무 반해서 이 블로그에까지 올라오게 됐다.
 
프랑스 영화는 장르 불문하고 프랑스 특유의 유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만' 있었지 직접 접해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예전에 장 르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크림슨 리버 2"를 보고 끝 장면에서 탈출 직전에 문이 잘 안열리자 가지고 있던 약물을 먹고 초인적인 힘을 내서 문을 여는 어이없이 웃긴 장면에서 그 진가를 파악했는데 오늘 이 영화 "13 구역"을 보고 정말 프랑스식 개그의 진가가 뭔지 알 수 있었다. 크크.. 90분이 채 안되는 짧은 러닝 타임 동안 쉴 새없이 몰아치는 파쿠르 액션과 간결단순깔끔한 스토리, 완벽한 번역(정말 누가 했는지.. 번역이 번역이 아니다.) 과 함께 특별히 웃긴 상황도 없었고 진지하기만한 주인공들의 행동과 대화에서 왜 그렇게 계속 웃음이 나오는지.. 하하. 정말.. 2시간이 넘도록 질질 지루하게 끌다 끝에 가서 리얼한 총질 장면 몇 개 넣어놓고 올여름 마지막 블록버스터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었던 엄청나게 잠오는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의 헐리우드 식 액션보다 짧고 간결하면서 확실하게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웃게 만드는 프랑스식 액션 영화인 "13 구역"을 추천한다. 액션 영화를 거의 혐오하는 수준인 나를 만족시킨 액션 영화는 몇 안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영화다.
 
끝으로 웃긴 장면 2개 꼽아보자면 (원래 나 이런 거 잘 안하는데),
 
1. 레이토가 다미엔에게 너 짭새지? 그러니까 다미엔이 어떻게 알았지? 그러니까 레이토가 "액션이 너무 깔끔해"라고 말하는 장면.
 

2. 레이토의 동생이 자살하려고 석유 위에 성냥을 날리는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나오다가 바닥에 닿기 직전 뜬금 없이 레이토가 확 낚아채던 장면. 썰렁허무개그의 진수를 보여준다.

 

2006/08/27 (일)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