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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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y Gilliam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1998)

tunikut 2008. 12. 18. 16:25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감독인 테리 길리엄이 "12 Monkeys" 이후 98년도에 발표한 작품이다.
원작은 Hunter S. Thompson의 71년 소설. 그러나 이 영화는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를 뽐냈던
"12 Monkeys"를 생각하고 보면 낭패를 당할 만한 영화로, 영화는 시종일관 특별한 스토리의
전개 없이 환각 상태의 화려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사막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빨간색 컨버터블..
그리고 박쥐떼의 공격.. 꿈틀거리는 바닥과 파충류로 변신하는 사람들..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화려한 영상에 눈이 아프고 웅웅거리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귀가 시려웠으며 disgusting한
이미지들 때문에 기분도 계속 나빴다. 근데 이상하게도 영화가 끝나고 가만히 영화를 돌이켜보니..
'역시! 테리 길리엄'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셔 킹과 12 몽키즈 그리고 브라질에서 몽환적인
이미지로 관객들의 잠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면 여기에는 잘 제조된 향정신성 의약품들이
준비돼있다. 몽롱한 환각 상태의 영상을 이렇게 잘 표현해낸 영화가 있을까.. 대니 보일의 트레인
스포팅보다도 훌륭하다!  
 
환각 상태의 조니 뎁이 바라본 베니시오 델 토로의 뿔달린 악마 모습은 마치 피셔킹에서 제프
브릿지스를 쫓아다니던 말탄 괴수를 떠올리고, 후반부에 바닥엔 물이 고이고 아수라장이 된 호텔방
에서 홀로 녹음기를 두들기며 앉아 있는 조니 뎁의 모습은 영락없는 브라질의 끝장면이어서 테리
길리엄의 고정팬들이라면 매우 좋아하게 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대중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주의 요망임.

 

2005/10/22 (토)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