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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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 Van Sant [Good Will Hunting] (1997)

tunikut 2008. 12. 18. 16:37

 

난 지금 결혼도 하고 사회 생활도 하고 그래서 이제 성격이 어느덧 비교적 동글동글하게 됐지만 고등학교/재수생/대학 초반 때
인 90년대 중후반의 내 성격은 상당히 씨니컬하고 모가 많이 난 편이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나를 씨니컬하게 만든 책 한권과
영화 한편이 있는데 책은 알베르 까뮈의 "전락"이고 영화는 바로 이 "굿 윌 헌팅"이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가 대학교 2학년이었을 땐데 이 영화를 보고 물론 깊은 감동을 얻기도 했지만 맷 데이먼이 연기한
윌 헌팅이라는 캐릭터에 너무 심한 매력을 느껴서 나도 역시 윌 헌팅과 같은 캐릭터 - 즉 공부도 안하고 놀러다니고 씨니컬하고
반항심 많지만 공부는 겁나 잘하는 천재 - 가 된 것처럼 행동하고 (대학 시절 난 주변 친구들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절대로 보여
주지 않았지만 시험 성적은 꽤 좋은 편이었다.) 막 그랬다. 옷도 일부러 저 위에 포스터에 맷 데이먼이 입은 복장처럼 하고 다녔다.
허허.. 참 철 없기는..
 
암튼 그런 암흑의 시기가 지나고 차차 내 성격도 부드럽게 변해가면서 이 영화를 다시금 보게 되었는데 이번엔 윌 헌팅의 캐릭터
보다 더 내 마음을 깊게 사로잡은 건 바로 '사랑'이라는 테마였다. 맷 데이먼이 로빈 윌리암스의 죽은 아내의 그림을 보고 조롱
했을 때 로빈 윌리암스가 "한번만 더 내 아내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죽여버리겠어(I will end you)."라고 하던 장면.. 로빈 윌리
암스가 "It's not your fault"를 맷 데이먼에게 반복하자 울음을 터뜨리며 둘이 껴안던 장면.. 제일 마지막에 맷 데이먼이 미니
드라이버를 찾아 공항으로 가면서 로빈 윌리암스가 "Son of a bitch! 날 흉내내는군"이라고 웃으며 말하던 장면.. 모두 모두 따뜻
한 인간애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방에서 맷 데이먼과 미니 드라이버가 싸우다가 맷 데이먼이 방문을 나가면서 "I don't love you"라고 하던 장면에서 실제로 당시
촬영진들 모두 울음바다가 됐다고 하는데 나 역시 지금도 이 장면만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2005/12/03 (토) 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