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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s Von Trier [Orchidégartneren] (1977)

tunikut 2016. 7. 31. 04:58


익스페리멘탈한 영화나 음악이나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것들이 어떨 때는 지루한 일상에서 살짝 살짝 우리들을 터치해주기 때문인데, 가끔씩 이런 자극들을 받아야 자꾸만 판에 박힌 일상에서 뭔가 다른 것, 새로운 것들을 추구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해서 어쩌면 자꾸만 침잠해 들어갈 수 있는 일상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계속해서 되새김질하듯이 일깨우고 또 일깨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잠자는 걸 세상 어떤 것보다 사랑하는 내가 아직까지는 죽음의 사촌인 잠의 공격으로부터 바이탈함을 계속해서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자기 자지까지 보여줘가면서 만든 이 30여분 짜리 (데뷔작?) 독립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그냥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심리 상태를 설사하듯이 배출해버린 거라고 보면 되는데 멀쩡하게 잘 생겨가지고 심리 상태는 완전 초암울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묻고 싶은 건 이런 정도의 우울/외로움, 누군가에 대한 갈구, 성에 대한 갈구, 그리고 결국 들어나버리는 폭력성 등등을 가지고 과연 비정상적이다라고 진심으로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거냐는 것이며, 아니 까놓고 말해 당장에 나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안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30분의 영상으로 만들어보라고 하면 난 이것보다 더 기괴하게 만들 자신이 있다는 거다. 뭐 판단은 각자에 맡기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다 못해 30분 내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다 마치 미술작품을 보듯이 기엇에 또렷또렷하고, 역시나 압권은 뜬금없이 내용하고 그닥 별 상관도 없어보이는 무슨 좀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엔딩 장면이다. 또 주인공 (라스 폰 트리에)이 거울 보고 나치 복장하고 메이크업하는 모습은 분명히 살아생전 고 스콧 웨일랜드가 코스프레한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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