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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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s Whedon [Avengers: Age Of Ultron] (2015)

tunikut 2015. 4. 27. 00:35

 

 

(취향 저격한 스칼렛 위치 포스터를 대표 포스터랍시고 올렸다.)

 

마 이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나 역시 마블 원작 만화를 단 한컷도 보지 않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지만, 영화 보기 전에 여러 관련 포스팅이나 기사나 자료들을 본 결과, 짧은 시간 안에 조스 웨던 감독이 하여튼 최대한 충실하게 원작의 내용들을 우겨넣어 보여주려고 했다는 느낌이 든다. 때리고 뿌시고 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조금 더 넣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역시 그러기엔 러닝타임이 너무 짧았다는 느낌이 들어 영화를 보면서도 내내 아 웨던 감독 꽤 마음고생좀 했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 어벤져스3는 루소 형제로 메가폰이 넘어간다고 하니 개인적으론 완전 잘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개기대중. 왜냐면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못담아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전개를 유발한 건 감독의 능력이 그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개인적인 판단에 루소 형제가 연출력이 더 앞선다고 보기 때문. 그래도 웨던 감독 수고했어요. 제가 favorite movies 안에 올려주자나요!

 

시작 땡 치자마자 어벤져스 멤버들 다 나와서 하이드라하고 싸우는데 이게 아마도 원작을 못봐서 그런 거지 싶은데 아니 무슨 그깟 하이드라 군대 때려잡겠다고 무려 헐크를 포함한 어벤져스까지 출동해야했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면에서 트랜스포머2 이후의 그 묘한 느낌이 잠시 들려 했으나) 내 예상에 아마 원작을 따라가려고 그랬던 게 아닌가 싶고, 많은 이들이 얘기하듯 이번편에서 울트론은 더욱더 공포스럽고 강력한 모습을 좀더 보여줘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 브루스배너와 블랙위도우의 로맨스는 원작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뜬금없었고, 마지막에 스텔스기를 몰고 그냥 사라져버리는 헐크는 원작에서 벗어난 건 아닌지 조금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아마도 (난 아직은 못본) [인크레더블 헐크]에서의 브루스 배너 캐릭터를 대입한 게 아닐까 싶다. 가장 아쉬운 건 어벤져스 전편 만큼이나 헐크가 매력적인 모습은 별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서울씬 나올 때는 나 역시 '아주 약간'은 오글거리긴 했는데 다들 서울이 너무 구리게 나왔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고, 갑자기 어벤져스 보고있는데 아니 이게 무슨 어벤져스가 아니라 쉬리같은 느낌이 돼버리니까, 미리 한국 노래 하나를 부르기로 약속했던 테일러 스위프트가 갑자기 무대 위에서 난 사실 한국의 아리랑을 좋아해요 라고 하면서 뜬금없이 날좀보쏘 날좀보쏘를 부르는 걸 보면서 한국인이지만 아니 갑자기 왜? 하는 그 순간의 오글거림과 비슷한 느낌인 거다. 한국이 좋아요 라고 하면서 통키타 퉁기면서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다면 어땠을까? 근데 날좀보쏘라니.. 다시 말해 서울씬이 '쉬리'같은 느낌으로 나오다보니 '추격자' 정도의 스타일리쉬하게 변모해간 한국 액션 영화에 익숙한 우리가 지금 와서 '쉬리'를 볼 때의 묘한 촌스러움이랄까? 그러니까 서울이 구리게 나온 것도 아니고, 제작진이 일부러 서울을 촌스럽게 찍은 것도 아니다. 어벤져스 제작진이 지금 한국액션영화의 경향을 잘 몰랐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헐리우드식으로 충실하게 서울이라는 공간 활용을 하면서 자기들 스타일대로 찍다보니 그 장면들이 오글거리고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얘기다. 난 수현 부분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하고 있고, 수현의 캐릭터나 비중이나 분량 모두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서울씬과 수현 부분에 대해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어벤져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영화를 많이 봐준 한국팬들에 대한 팬서비스 차원으로는 꽤 '적당히 섭섭하지 않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이것보다 못했다면 섭섭하고, 이것보다 더 했다면 약간 오바라는 느낌? 돈문제가 말이 많은데 그건 서울시측과 어벤져스측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간건지 알 수 없어서 뭐라 더 얘기할 수는 없겠다.

 

어벤져스1과 3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편이라,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 없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뭐니뭐니해도 스칼렛 위치라는 완소 캐릭터를 알게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