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의 엔딩씬에 대한 스포있으니, 소설도 같이 읽으실 분 주의 바랍니다.)
"역시 데이빗 핀처!"라는 평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사실 나로서는 이정말 얼마만에 내가 핀처 영화에 만족한 거냐고 생각해보니 벌써 어언 그 옛날 1999년 파이트클럽 이후로 도무지 줄곧 나를 실망시켜오던 핀처 감독이었으니 실로 15년만이다. (소셜 네트워크에 너무 실망해서 드래곤 타툰지 뭔지는 그냥 재꼈기 때문에 나의 평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만) 근데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난 이미 길리언 플린의 소설을 먼저 읽었고, 또 웃긴 건 내가 책을 읽을 당시 이미 이 영화의 캐스팅을 알고 책을 읽었기 때문에 참으로 신기하게 책을 읽으면서 남자 주인공의 얼굴에 벤 에플렉을, 여자 주인공의 얼굴에 로자먼드 파이크를 대입하고 읽었다는 건데 더 웃긴 건 이 영화는 감독은 데이빗 핀처지만 사실상 스크린플레이도 길리언 플린이 직접 썼으니 이거 뭐 영화는 소설을 매우 매우 충실하게 마치 판화 찍듯이 옮겨놔 버렸다. 그러다보니 소설을 읽으면서 이 장면은 벤 에플렉이 이런 옷을 입고 이런 표정을 짓겟군이라고 상상했는데 그 장면이 마치 데자부처럼 영화를 보면서 나타났다는 신기를 경험했다는 것. 그러다보니 내가 이 영화에 만족한 이유는 '핀처 감독의 작품'에 열광했다기 보다는 길리언 플린의 원작 소설을 너무 너무 흥미롭게 읽었고, 그에 상응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이 아니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따라서 데이빗 핀처 감독에 대한 나의 평가는 아직 1999년 파이트 클럽에 stuck돼있다.. 라고 하면 좀 그렇고 그래도 역시 이 영화의 연출은 좋았다. (다들 말하는 엔딩씬은 난 원작 소설의 것을 더 좋아한다. "당신이 불쌍해서." "왜?" "왜냐하면 당신은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당신이 되어야 하니까."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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