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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The 13th 시리즈 몇개

tunikut 2014. 7. 23. 10:51

요새 거의 미친 듯이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폭주해서 보고 있다. 이 시리즈는 작품의 완성도에 상관 없이 '시리즈 자체'가 훼이버릿 무비이므로 보는 족족 짧은 조각 조각 리뷰를 써보려고 함. 



Steve Miner [Friday The 13th Part 3] (1982)



역시나 맘에 들었으며, 개인적으로 (아직 시리즈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훼이버릿 에피소드 중에 하나로 남을 것 같다. 첫번째 이유로는 어떻게 제이슨이 트레이드 마크인 하키 마스크를 쓰게 됐는지가 나온다는 점도 그렇고, 항상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는 여자가 주인공인데 이 편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 전형적인 80년대 누나/아줌마삘 나는 게 왠지 푸근한 맛이 있어서다. 또한 제이슨은 2편의 엉성한 모습에서 완전 탈피, 희대의 아이콘 다운 카리스마적 포스를 마음껏 보여준다는 점도 맘에 드는 에피소드. 



Joseph Zito [Friday The 13th: The Final Chapter] (1984)



13일의 금요일 시리즈가 욕도 많이 먹지만 컬트팬들이 많은 이유는 '맨날 다 똑같은' 이야기같지만 의외로 전편의 끝장면부터 충실하게 연결된다는 점이고, 나름대로 매 에피소드마다 어떤 전환점이 되는 '특색 일화'가 존재한다는 거다. 가령 2편같은 경우 제이슨이 죽은 엄마의 머리를 보존하고 있었다든지, 끝에 엄마 흉내를 내니까 꼼짝 못했다든지, 3편에서 하키 마스크를 쓰게 되고 끝에 도끼에 머리를 찍히는 점 (제이슨 하키 마스크의 특징으로 좌측 상단 도끼 자국을 잊지 말자) 등등.. 그런 점에서 이 4편 역시 '토미'라는, 어떻게 보면 13일의 금요일에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프로타고니스트를 창조한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근데 그런 건 차치하고라고, 생생한 살육씬이나 이 영화의 또다른 포인트 중 하나인 에로틱한 측면에서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4편은 확실히 오락성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리즈 중에서 그닥 영화를 보고 나서 남는 게 상대적으로 덜했던 영화. 


국내 개봉시 [블랙후라이데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었고,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내가 7살 때 였는데 이 영화의 신문 광고를 보고 엄마 아빠 앞에서 "블랙-후라이-데이"를 우리말로 번역해보겠다고 "까만-계란-경상도"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Danny Steinmann [Friday The 13th Part V: A New Beginning] (1985)



사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는 80년대에 봤을 때는 무섭다고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와서 보기엔 왠만한 스릴러 영화나 하다못해 CSI 보다도 덜 잔인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리즈를 보면서 '공포'를 느끼려고 한다는 건 큰 오산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 시리즈를 본다는 것은 하나의 '오락 영화'를 본다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며, 나같은 경우도 제이슨의 살육 장면에서는 무섭다기 보다는 즐겁게 실소를 하면서 본다. 따라서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당시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어도) 지금 시점에서 리뷰를 하면서 '하나도 안무섭다' 내지는 '하나도 안잔인하다. 이게 뭐냐'식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상당한 시대적 착오다. 


시리즈 중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는 5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1편-5편 중에 가장 재미있게 봤고, 가장 몰입해서 봤다. 이 에피소드는 결말을 아는 사람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외전'편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고, 장르 역시 '호러'도 아니고 '액션'도 아닌, 약간의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에 더 가깝다. 4편에서 시작된 토미와의 악연으로부터 이어져, 토미라는 프로타고니스트의 개인에 초점을 두고 전개되는 부분들 역시 그 동안의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들과는 다른 방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꽤나 신선했다. 또 흑인 꼬마 조연도 켄드릭 라마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모를 보여줘 맘에 들었고, 전반적으로 등장 인물들의 케릭터들이 다 맘에 들었다. '스토리'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도 1편-5편 중 제일 낫지 싶다. 



6편부터는 또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