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지구촌 영상음악/video: dance

PSY "Gentleman" (Clip, 2013)

tunikut 2013. 4. 14. 00:49

 

에잇. 트위러에 깨작깨작거릴래니까 감질나서 못하겟네. 역시 난 SNS보단 블로그 체질이라니까. 깨작거린 거 좀 모으고 해서 암튼 이 컨트로벌씨알한 뮤직비디오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본다. 이 블로그에서 '싸이' 혹은 'Psy'로 검색을 해보면 내가 1집, 혹은 그 이전부터 싸이의 굉장한 팬이었다는 사실은 여러번 반복해서 강조해왔는데 그 논리들 중 하나는 나 스스로 싸이와 예전부터 이상한 어떤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결국 이 신곡 "Gentleman"을 발표하기까지의 심경과 그 결과물들 역시도 '나였어도 이렇게 만들었을 거다...'의 동질감을 느꼈다는 건데..

 

일단 나는 신곡 "Gentleman"이 좋다. 약간 조금만 더 과장해보자면 나는 "강남스타일"을 처음 딱 들었을 때의 그 묘한 실망감과,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와 말춤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어이없음'과 대조해보면, 이번 신곡에서는 '그냥 절대적으로 그 둘을 비교해봤을 때도' 이번 게 좀더 낫다. 그리고 뮤직비디오.. 사람들이 싸이에게서 어떤 걸 기대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원래부터 1집부터 싸이는 '천박한' 이미지였고, 원래 본인 스스로도 공연장에서든 어디든 "싸이코"라는 이미지를 강조해왔으며, 그 자신의 이미지를 본인 스스로도 잃지 않기 위해 (어떻게 보면 '초심'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지싶다) 부던히 노력하는 것 같은 게 보인다는 거다. 그게 내가 그의 디스코그래피 중 가장 저질스러웠던 2집을 그의 최고작으로 평가하고, 가장 노말했던 3집을 제일 망작이라고 하는 이유다.

 

이번 신곡, 그래 경박하다. 이번 뮤직비디오, 그래 더럽고 불건전하다. 그래서 싸이가 대단하다는 거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처음 내놓을 때 (아직 전혀 뜰줄 몰랐던 상황에서) 이것저것 눈치 안보고 안재고 그냥 1집 시절의 그 저질스러운 싸이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대박이 났다. 이번 신곡? 내가 보기에는 싸이, 이번에도 이것저것 눈치 안봤다. 그냥 가장 천박하고 유치하게 가버린 거다. 그도 인터뷰에서 그랬다. 본인도 "알랑가몰라" 이런 표현들이 너무 저속해보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냥 가버렸다고. 그 한마디가 포인트다.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 남들은 '웃기려고 무척 노력했지만, 보는 입장에서 인상만 찌뿌려졌다'는 평이 많은데.. 그건 '그래 얼마나 기발하고 창조성 높고 건전하기까지한 '작품'이 나오는지 보자'의 자세로 관람했다고밖에 할 수 없는 평이다. 꼭 그렇게 봐야 했을까? 그렇다면 싸이 입장에서 "예들아, 나 지난번처럼 그렇게 웃기고 딱 그런 식으로 만족시켜주려고 만든 거니까, 똑같이 사랑해줘"의 마음가짐으로 만들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싸이는 완전히 용감한 결단을 한 거다. 까놓고 말하면 해외든 국내든 팬들의 시선이든 악플러의 시선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본인이 느낌가는 대로 그야말로 '더럽게 꼴리는대로' 질러버린 거다. 그래서 그가 용감하다는 거고 나같은 올드팬으로 하여금 "역시 싸이!"라는 찬사를 보내게 한다는 거다.

 

외국 사람들이 보기에 쪽팔리다고 하는데 이게 왜 쪽팔려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너무 더럽고 야하고 저질스럽고 천박하고 경박해서? 그렇다면 Eminem이 한참 Slim Shady로 날릴 때 나왔던 무직비디오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고 왜 미국인들은 그것들에 열광을 했을까? '코드'라는 거다. 싸이가 "새"를 들고 나왓을때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엽기'였다. 에미넴이 Slim Shady로 등장했을 때도 '엽기' 수식어가 붙었다. 지금의 싸이? 세계 무대를 상대로 다시 '엽기'적인 사람이 되고자하는 것 뿐인데 이게 왜 잘못된 거고 쪽팔려야 한다는 건가? 혹자는 '의자 뒤로 빼기' 장면이 교육상 애들이 따라할까봐 사고날까봐 안좋고 특히나 에티켓을 중시하는 서양 사회에선 이 뮤직비디오가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는 논리를 세우는데 그게 당신들이 그렇게 욕하는 '수구꼴통적' 사고와 뭐가 다른가? 굉장히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내 아내도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건 젠틀맨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저런 장면들을 통해서 서양 사회의 에티켓 문화나, 젠틀맨쉽 등에 대한 것들을 비꼬는 거아니야?"라는 (나보다 한발 더 앞서나간) 평가를 하기도 했다. 서양인들이 싸이에게 열광한 것은 '생경하고 특이하고 이상하게 신선해서'다. 그리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싸이가 너무나 그냥 자연스럽게 자기 스타일 대로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컨셉이 그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외국 네티즌들 댓글을 보면 even crazier!! fucking did it again!! 식의 댓글들이 많다. 외국에서의 성적은 좀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만약에 "강남스타일"까지는 못가더라도, 그렇다고 초라한 성적은 안거둘 거라고 본다.

 

잘했다. 싸이는 그냥 돌직구로 갔다. 그냥 자기가 추구하는 대로 꼴리는 대로 한 거다. 그래서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p.s. 역시 가인은 시건방춤을 출 때가 가장 매력적인 듯.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장면인 포장마차 어묵씬이, 왜 나는 그 장면의 가인이 계속 떠오르고 제일 매력적인 모습이라고 기억을 할까? 평소에 가인을 매우 매력없다고 느끼던 나인데? 내가 변태인가? 아니면 그게 바로 이 뮤직비디오의 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