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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하하하] (2010)

tunikut 2012. 10. 13. 23:20

 

나에게 있어 김석윤 감독의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잔상은 꽤 컸던 것 같은 게 그 영화를 보고 얼마 안있어서 개인적으로

꽤 힘든 시기를 보냈었는데 그 영화에 나왔던 예지원씨의 그 캐릭터가 내 꿈속에 나와 그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힘들어

하는 나에게 웃음을 주고 즐겁게 해주고 보다듬어주고 막 그랬는데 그 꿈을 꾼 이후로 나에게 딱 박힌 예지원씨의 이미지가

그냥 그거다. 뭐 그렇다고 그 분을 디게 좋아하고 팬이고 이런 건 아닌데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푸근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일단 그녀가 스크린에 나오면 기분이 좋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본 느낌 대로 써보자면 정말이지 이제 '홍상수 영화'는 그 자체로 '장르화'돼버린

느낌이다. 어떤 블로거분의 글을 보니까 16년의 시간 동안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관객들에게 세뇌시키고 주입시켰다고 하는데.

맞다. 우린 더 이상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뭔가 다른 걸 기대하지 않는다. 그냥 딱 보자마자, 아 그냥 반갑다.. 이제 이야기들

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 정도. 그래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내가 생활 속에서 무언가 쫓기고,

가쁘고 지쳐서 조금 쉬면서 대한민국의 인간군상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싶을 때 보면 제격이다. 그 안에서 깨알같이 터져나오는

뻘쭘한 상황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면 그만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초기에도 그랬나.. 모르겠다 중기작부터 요새것들

몇개 본 게 단데 난 왜 이렇게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 마음이 포근해지는지 모르겠다. 나한테는 완전 healing용이다.

술 취해서 막 울분하고 슬퍼서 울고 그러는 업계 아저씨들 보면서 김상경이 "어른들이 되게 열정적이더라구.." 이런 거. 이런

삐딱하고 씨니컬한 시선, 난 이런게 왜 이렇게 좋지?

 

"쪼다빵 새끼." 김상경씨의 연기는 완벽했다. 문소리도 너무 좋았고 유준상도 너무 좋았다. 모난 성격을 기막히게 연기한 김강우

도 좋았고, 김규리도 좋았고 다 좋았다. "마시자~ 마셔형~ 자 건배~" 이 추임새도 너무 좋았고 통영도 좋았고 바람도 좋았고

나폴리 호텔도 좋았고 호동식당도 좋았다. 기주봉씨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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