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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shi Kitano [Outrage] (2010)

tunikut 2012. 10. 22. 00:17

 

보았다네. 보았다네. 드뎌 보았다네. 아우토레이지! 맨날 본다본다 그러다가 속편이 개봉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봤다.

 

아 진짜 역시 기타노 감독! 요새 맨 김기덕, 뭐 조도로프스키.. 그리고 호러 영화들.. 이런 스타일만 보다가 진짜 간만에

다케시 감독님을 영접했더니 한달동안 햄버거와 감자튀김과 샌드위치만 먹고 누린내 나는 똥만 싸다가, 뚝배기에 담긴

순대국 한 숟가락에 와드득 와드득 깍뚜기를 씹은 느낌이랄까. (근데 나 햄버거와 감자튀김 매우 좋아함.)  이번 영화는

사실 그 동안 다케시 감독의 야쿠자 소재 영화들 중에서도 조금 이상하리만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 이분 아쿠자 영화의 주제라는 게.. '야쿠자도 놀고시포!' 뭐 이런 느낌이어서 굉장히 설렁설렁 진행되고 다분히

감상적인 느낌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위에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굉장히 좀 치열해보이기까지 하면서 약간 느와르적

인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마치 그동안의 다케시표 야쿠자 영화가 야쿠자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거였다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정말 야쿠자라는 소재에 충실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역시 다케시 영화다.

하나도 안멋있고 의리 뭐 이런 거 없다. 그냥 그렇게 다들 이기적인 인간들일 뿐이다. 심지어 마지막에 멋있게 그려질

줄 알았던 극중 비트 다케시도 너무 안멋있게 나온다. 그래서 더 이 영화가 맘에 드는 것. 배우 김광규씨랑 이미지가 비슷

한 극중 부패 형사가 다케시를 두고 그러지 않나? '한물간 야쿠자'라고. 비트 다케시도 그 '한물간'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사우나 목욕탕의 총질씬은 멋있있어 형, 짱!) 미즈노역의 시이나 기페이라는 배우.. 개리 시니즈 간지났음.

 

유지. 결국은 유지다. 모든 건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행동한다. 아무리 정의롭고 의로운 행동이고 합리

적이고 합당하고 상식적인 행동이라도, '유지'에 어긋나면 처단이다. To maintain is the main thing. 맨탱이 더 맨탱이.

조직 내에서 결국 불의에 맞서겠다고 열의를 보여봐라. 그릇된 걸 바로  잡겠다고 해봐라. 결국 그 조직 내에서 당신은

튀는 트러블메이커이고 바깥에서 보기에 그 조직은 집안단속을 못하는 조직으로 보일 뿐이다. 당신이 지금 근무하고 있는

그 곳 말이다.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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