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이것저것 16

tunikut 2011. 12. 3. 22:41

 

1. 바셀린즈가 작년에 재결성됐다. 메인 이미지는 써스턴 무어인데 왜 바셀린즈 얘기냐고? 내 맘이다. 좀더 impact factor가

높은 사진이 필요했다. 유투브에서 오랫만에 커트 코베인의 지저스 원츠 미 포 어 썬빔을 들었다. 그리고 바셀린즈의 원곡

스튜디오 버젼을 들었다. KEXP에서의 공연 동영상을 그러다가 발견했다. 헉! 옛날에 활동했다는 바셀린즈가 이렇게 화석

처럼 살아 돌아와서 노래를 또 들려주고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난 바셀린즈를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 처럼 커트 코베인을

통해서 나도 알게 된 거지. 상당히 ordinary하게 생겼다. 근데 마인드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새 앨범 타이틀이 sex with an ex

다. kiss with a k나 fuck with an f일 수도 있다. 아무튼. 첫 싱글이 i hate the 80s란다. 후렴구에 듀란듀란 뭐 이런다. 이들

의 컴백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분위기는 뭐라고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옛날에 잠깐 동안 결성됐다가 금방

해체됐기 때문에 이들의 팬들에게는 진짜 존귀한 컴백일 수도 있겠다. 앨범을 들어보지는 아직 못했지만 싱글도 마음에 든다.

 

2. nardwuar가 누군지 아는 사람? 자칭 human serviette이라고 하는 캐나다 출신 인터뷰어다. nardwuar vs. odd future

뭐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재밌고 똘끼 충만하다. tyler, the creator가 첨에 기선 제압하려고 nardwuar를 밀어붙이

다가 중후반부에 완전 밀리는 거 보고 느꼈다. 이 사람 역시 보통이 아님을. 보니까 90년대 초반 뭐 이때부터 이 인터뷰 프로

그램을 진행했다. 대단하다. nirvana 랑도 인터뷰한 사람이 the vaselines하고도 했다. 근데 이 친구 쫌 맘에 안든다. jay-z

인터뷰할 때는 완전 쫄아가지고 "만나서 영광이예여" 막 이러더니 nas 인터뷰 할 때는 nas가 원체 조용조용하고 좀 재미없다

보니 막 가지고 논다. 나중에 nas 기분 나빠가지고 막 this interview is over, move the mic. 이러고.

 

3. 내가 도대체 어떻게 사는데 요새 이렇게 블로깅도 못하냐고? 씨발 블로깅만 못하냐? 음악도 못듣는다. 영화도 못본다.

음악도 못듣고 영화도 못보는 튜니컷이 튜니컷이냐? 또 흥분할려 그런다. 내 안의 odd future가 나오려고 한다. 이게 도대체

삶이냐? 맨날 수술 들어갔다가 나와서 교수들 잡일하고. 논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존나 옆에 애들하고 경쟁하고 눈치보고.

박사 지도교수는 논문 어떻게 할거냐고 협박만 하고. 씨발. 이게 뭐냐. 레지던트 1년차도 이거보단 낫다. 완전 고3이지 이게.

존나 암울해 존나 암울해 존나 암울해. 내년도 해바뀌면 난 내 갈 길을 갈 거다. 말리지마. 원더걸스꼴 나지 말라고?

난 원더걸스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4. 적우가 나가수 첫 무대에 나와서 부른 곡의 임팩트는 정말 대단했다. 그녀의 과거를 두고 말이 많다. 근데 좀 여기저기 돌아

다녀보니까 그녀 역시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 좀 솔직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는 글도 봤다. 난 그저 just don't give a

fuck의 입장이다. 그냥 음악하는 가수가 나같은 청자한테 그 만큼의 듣는 즐거움만 주면 된다. 내가 적우씨랑 만날 것도 아니고

같이 일할 것도 아니고 같이 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가수에서 부른 "열애"는 대단했다. 뭐랄까.. 음.. (양상국톤으로)

완전 70-80년대 한국적인 소울에다가 싸이키델릭록을 곁들인 느낌? 그러면서 말미에는 살짝살짝 청중을 가지고 노는 듯한 여유

까지 보여준. "내가 본 나가수 최고의 무대" 뭐 이런 식의 뻔한 표현은 안하지만 암튼 너무너무 좋았다. 아, 그리고 난 김경호+

김연우의 "사랑과 우정 사이"도 너무 좋았고 김연우의 "내 사랑 내 곁에"도 좋았고 조규찬+박기영의 "이 밤이 지나가면"도 좋았다.

 

5. 임재범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약간은 보류 중인 느낌이 많지만 지금 바로 드는 생각은 거품이 좀 많이 낀 것 같다. 그리고

살짝. 아주 살짝. (좀 아닌 것 같다.) 나도 "여러분"은 좋았다. 딱 거기까지 좋았다. 딱 거기까지.

 

6. 나는 가수다에 대한 나의 평:

    장점: 주말 황금 예능 시간대에 브라운관에서 김조한, 조관우, 장혜진, 조규찬, 김연우 이런 사람들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거.

    단점: 조규찬이 얼리 탈락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됨. 너무 특정한 스타일만 관중들에게 어필한다는 거. 노 다양성.

    종합적인 평: 사실 요새 나는 가수다에 사람들이 별로 관심 없다는 거.

 

7. 교토에 다녀왔다. 학회차 3박 4일. 교토에서 새로운 친구 둘을 알게 됐다. 재미있었다. 그래 나는 그들을 그냥 '친구'라고 생각

할랜다. 그게 마음 편하다. "시간을 먹고 사느은.. 사람들의 만남이란 다 그래에.." 언니네 1집의 "쥐는 너야" 같은 가사를 살면서

많이 느끼더라도. 그래도 지금 만큼은 그들의 홈페이지명처럼 shake your body move your body의 기분을 가지는 게 정신 건강

에 좋을 듯 싶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줄리아 하트 1집의 "singalong"의 가사는 진짜 명가사다. "쉽지 않을 것 같았던 날,

친구를 얻고.." 조만간에 한국에서 그 친구들을 재회한다면 참 반가울 것 같다. 내가 봐도 난 참 순진하다. 한편 교토에서의 세군데

를 가봤는데 킨카쿠치(금각사), 긴카쿠치(은각사), 그리고 기요미즈데라다. 대표적인 3군데라고 생각해서 가봤는데 다 나름대로

의 느낌이 있어 좋았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대박은 기요미즈데라인 듯. 누군가 앞으로 교토를 간다고 하면 난 기요미즈데라는 꼭

가보라고 하고 싶다. 근데 내가 마음에 든 것은 사실 뻔한 절의 풍경이라기 보다는.. 그 어느 순간에 내 시야에 들어온 느낌과

정서다. 기요미즈데라에 가면 지슈진자라고 하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조그마한 신사가 하나 있는데 내가 기요미즈데라에 간 시각

이 저녁 4시 좀 넘어서여서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지금부터 소설식 묘사법이다. 지슈진자 계단을 올라간다. 다 올라가면 무슨

우리나라 80년대 변두리 산동네처럼 좁은 골목과 양옆으로 화려한 조명을 밝힌 집들이 서 있다. 하늘은 짙은 하늘ㅋ색을 띤다.

멀리 뿔탑 꼭대기가 약간 보인다. 여기는 80년대 좁은 어느 동네 골목이다. 유명한 연애점의 돌이 있다. 그 돌 주변으로 전형적인

일본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재잘거리며 논다. 이 순간, 나는 5살 때로 곧바로 회귀한다. 시각은 저녁 4-5시. 동네는 서울 중구의

한 변두리 동네. 한참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를 시간이다. 하늘은 약간씩 어둑어둑해진다. '짙은 하늘ㅋ색, y'am sayin?' 동네에

살던 코흘리개 진구랑 얼음땡을 하다가 진구가 집에 먼저 들어갔다. 옆에선 여자 애들이 고무줄을 한다. 혼자 남은 나는 집으로 들어

가는 길에 동네 어귀에 서있는 포니차 앞에 선다. 우리 차도 아닌데 포니차의 본네트에 등을 대고 누워본다. 거의 이제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도 본다. 달도 본다. 눈을 살짝 감아본다. 그리고 그 감긴 눈을 뜨면 나는 다시 지슈진자의 돌 옆에 서있고

여전히 교복을 입은 여중생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괜히 사진을 찍어본다. 근데 사진에 나온 모습은 그런 정감 어린 모습이라기 보다

는 왠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이 마치 심령사진 같기도 하고 어둑어둑해진 배경에 나타난 여학생들의 모습은 괜시리 일본

호러물을 연상케 했다. 정서와 현장과 사진은 모두 이렇게 서로 서로 약간 달랐다.

 

8. 내가 음악을 못듣고 다니는 이유는? 지금부터 한번도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진짜 이유를 공개하겠다. 첫째는 피곤해서다. 당연히.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지하철 첫차를 타는데 그 시간에 텅빈 지하철에 앉아서 wale의 랩을 눈을 부릅 뜨고 고개를 까짝거리면서 듣기는

왠만해서는 만만치 않다. 차를 몰고 다니라고? 공보의 때는 8시 넘어서 일어나서 느즈막히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러니까 음악을 매일매일

들을 수 있었지. 근데 집에서 병원까지 차를 몰고 다니면 한달에 기름값이 30만원 좀 넘는다. 지하철을 타면 한달 교통비가 4만원이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드니까 차를 못몬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졸음 운전 위험도 좀 있다) 아무튼. 피곤해서 음악을 못듣는다. 둘째, 기분이

좆같아서 못듣는다. 직장 생활이 생지옥같이 느껴지니까 그야말로 'loss of interest' 증상이 나타나는 거다. 'loss of interest'는 우울증

의 진단 기준 (SIGE CAPS라고 들어보셨어?) 중에 하나로 들어간다. 그 '흥미를 잃는다'라는 증상이 어떤 건지 상상이 가나? 대략 상상은

가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 증상을 절대 모를 거다. 평소에 진짜 좋아하던 것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어진다는 것. 이거 진짜 pathologic

한 거다. 암튼 이게 두번째 이유고. 셋째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려서다. 병신같이 달리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S)을 창밖으로

떨어뜨렸다. 그것도 가방 위에 올려놓고 가방 위 먼지를 턴답시고 창문을 열고 그냥 가방째 털어버린 것. 전화기가 박살이 났겠지. 암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난 아직도 cd player로 음악을 들으면서 다니기 때문에 (mp3로 안듣는 이유를 언제 어디 블로그에 써놓은 것 같긴

한데 아님 말고.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이 블로그를 뒤지시던지 못찾으시겠으면 댓글 남기시도록) 앨범 커버, 곡명, 프로듀서, 휘쳐링 등의

기록을 따로 봐야 한다. 그렇다고 그냥 cd 부클릿을 손으로 들고 보면서 다니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할 거고 부클릿 손상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그 정보들을 어딘가에 적어놔야 되는데 (그래서 옛날엔 진짜 없어보이게 그냥 종이에 적어서 보면서 다니기도 했음)

스마트폰이 이런 용도로는 꽤 괜찮았다. 다이어리란에 앨범 커버도 올려놓을 수 있고 곡리스트를 적고 프로듀서, 휘쳐링 이런 것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서 보고 다닐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 일어버리고 일반 중고 단말기 어떻게 하나 구해서 다니다보니까 저런 정보를 정리해둘

공간이 없다보니 음악을 못듣고 다닌다. 그렇다고 진짜 없어보이게 옛날처럼 종이쪼가리에 손으로 슥슥 써서 다니고 싶지는 않다. 와이프

가 얼마전에 아이패드2를 떡 하니 사가지고 왔는데 그걸 노려볼까도 생각하지만 굳이 앨범 트랙 리스트 정보 적어서 보고다니자고 별 필요

도 없는 아이패드2를 가지고 다니긴 그렇다. 그냥 와이프 가지고 놀라고 하는 게..

 

9. 8번째 문단이 제일 긴데 내용은 제일 재미 없다.

 

10. 마지막 문단이군. 아무튼 진짜 오랫만에 포스팅을 좀 많이 해봤다. 왜냐. 원래 오늘은 하루 종일 앉아서 논문 쓰는 날인데 내가 배를

째고 인터넷 하면서 놀면서 블로그질 한 거거든. 아우 씨발 논문 짜증나 토할 거 같애 우웩. 애니웨이.. 바셀린즈 컴백 참 좋은 것 같고,

써스턴 무어-소닉 유스-벡 이런 분들은 항상 존경스럽고..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진짜 완전 개차반처럼 내팽개쳐져 있는 이 튜니컷츠

컬츄럴 파라다이스에 이따금씩 방문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싶다. 특히 오늘 쓴 이 '이것저것 16'은 오랫만

에 잊지 않고 찾아주신 '야호신난다'님에 대한 답례다. onE LOVE!!   

 

 

THE ULTIMATE EVOLUTED FORM OF POST-MODERN-AVANTGARDE MUTHASCREWING TUNIKUT'S POSTING WAS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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