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안녕

tunikut 2012. 6. 8. 23:54

 

 

안녕. 안녕? 일까, 안녕.. 일까. 둘다 의미 없지만. 이 기분 뭘까.

 

너무 아쉬운 마음에 우리 만이 알던 길을 같이 가보고 싶어. 언니네 이발관 "유리"의 가사도 그렇고 '헤븐"에서의 가사도 그렇고 사실 언니네 이발관 뿐만 아니라 쥴리아 하트의 노래들도 그렇고. 네 감수성은 딱 거기까지다. 구닥다리 촌스럽다? 난 이게 제일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생각하는 게 그런 정도니깐.

 

이 만큼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해 열심히 일해본 적이 없었던 듯 싶다. 그리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이 정도의 social activity를 보였다는 게 중요한 거다.

 

근데 이제 이 곳을 떠난다. 새로운 둥지로 간다. 근데 이 마음이 이게 뭐지? 마음이 왜 이러지. 뭐가 이렇게 weird하지. 새로운 곳에 취직했다. 정규직? 나름.. 이다. 무엇보다 스탭!!!!!!!!!!!! 이다. staph. staff. step. "스탭" 이 한 마디를 입술로 발음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딸딸이 이상의 희열을 느꼈었다. 에이 오해하지마. 유니버스티 하스피럴? 아냐. 커뮤니티 하스피럴이야.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내가 살면서 내가 공부하거나 일하는 곳에서 이 정도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일이 없다. 이게 어떤 기분인지 아나? 그래 맞아. 내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이겠지. 어릴 적에 난 되게 인기 많았었거든. 근데 한 순간 그 인기가 날라갔어. 그리고 개욕 먹었어. 그리고 왕따 당했어. 그리고 망나니짓도 많이 했어. 그런 내가, 이렇게 온전한 인간으로, 온전한 인디비쥬얼로, 사랑을 많이 받았지. 그러니 내가 이 곳을 떠나는 기분이 어떻겠어. 새로운 곳에 가면 이렇게 될 수 있을까? 근데 또 웃긴 건. 새로운 곳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지. "사랑받은 곳은 결국 시한부. 사랑받지만 떠나야 할 곳." 좆깥지. 어떤 멋진 이성이 너한테 졸라게 잘해줘. 그리고 너가 너무 좋데. 너를 사랑한데. 약간의 소심함과 트라우마가 있는 너는 그 이성의 모습에 당연히 끌리겠지? 근데 웃긴 건. 그 이성과 너는 '반드시!!!!!!!!!!!' 필연적으로 운명적으로 앱솔룰리 헤어져야 한다는 거야. 그 기분 알겠어?

 

하아. 그래서 '실존인간' basie park이 이 허탈함을 극복하려고, 다시 tunikut이 되기로 했어. basie park이 약해지면 tunikut이 이걸 극복해줘야 되거든. 근데 문제는 tunikut도 완전하지가 못해. basie park보다 tunikut이 조금 더 강하기는 하지만 그게 또 거기서 거기야. 그러니 이게 문제지. 비슷한 놈들 둘이서 뭘 위안을 해준다고.

 

(당신은 지금 인간 심리의 '보상 기전'이라는 것을 molecular 보다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야. 항상 그걸 채우려고 해. 무언가로부터. 그게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직장 동료 학교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온라인상의 아는 사람들일 수도 있어. 지구의 무게는 일정하다고 하지? 무언가 잃으면 다른 걸로 채워줘야 할 것 같아.

 

그래서 난 좋아. 비록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 듬뿍 든 존재들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래도 난 tunikut이잖아. 이렇게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tunikut만의 공간이 있잖아? 그래서 실망하지 않을래. 울적해하지 않을래. 난 언제나 돌아갈 곳이 있어. 나의 소중한 가족들이 있고. tunikut으로의 공간이 있고.

 

tunikut.

 

괜찮은 페르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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