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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Boyle [127 Hours] (2010)

tunikut 2011. 2. 28. 15:38

 

(스포일러 없음) 최근의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들을 보다보면 확실히 이 분께서 이제 완벽한 자신만의 색깔을

'정립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물론 아직까지도 "Shallow Grave"를 그의 영화들 중 최고라 생각하고 있지만 

이 영화 "127 시간"을 보면 마치 그 동안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들에서 보여지던 여러 색깔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는 생각이 든다. 몽롱한 회상씬과 환각씬 등에선 당연히 "트레인스포팅", "밀리언즈", "선샤인"이 연상되고 바쁘게

돌아가는 카메라워크 등은 "섈로우 그레이브", "28일 후" 등이 떠오른다. 심지어 영화 초반부 주인공이 두 명의

여자애들과 물놀이하는 장면에선 "비치"가 연상되기도 한다. 뭐 암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난 그의 모든 필모

그래피를 다 봤지만 이번 "127 시간"을 보면서 여실히 느낀 점이 그가 표현하는 가장 탁월한 점은 바로 "human

sense"라는 것. 어떻게 하면 주인공이 느끼는 오감을 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분야에 있어 거의 달인의 경지

에 이르렀다. 물에 잠길 때 그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는 느낌이랄지 신경을 건드릴 때 쮜링쮜링거리는 느낌이라든지..

(영화 보신 분은 무슨 소린지 앎) "밀리언즈"를 제외하고 내가 그의 영화에 실망한 때가 있었던가. ("밀리언즈"는

그의 '몽롱기법'이 너무 심해서 관중까지 몽롱하게 만들어버리는 부작용이 있었음) 영화 참 재미있다. 꼭 보시길.

 

스포일은 안할 거지만 그렇게 탈출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