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Mary Timony Band [The Shapes We Make] (2007, Kill Rock Stars)

tunikut 2010. 12. 29. 09:30




01. Sharpshooter

02. Killed By The Telephone

03. Pause/Off

04. Summer's Fawn

05. Each Day

06. Curious Minds

07. Pink Clouds

08. Window

09. Rockman

10. New Song

 

  

  모토는, 짧게! 오늘 가지고 나온 앨범은 Matador를 탈퇴하고 솔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녀가 솔로로서는 네번째로, Mary Timony Band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앨범입니다. 사실 이름 뒤에 Band를 붙이긴 했지만 솔로로서의 그녀가 들려주던 음악들과 큰 차별성을 둘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솔로 4"이라고 할 수 있는 앨범이죠. (이 앨범 이후 현재까지 그녀는 '프론트우먼'으로서 보다는 Soft Power Wild Flag라는 두 개의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기타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더욱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그녀의 음악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 악기로 설명이 됩니다. 바로 기타와 키보드라는 건데요. 실제로도 그녀는 공연 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파트와 키보드를 연주하는 파트로 나누어서 공연을 했었죠. 근데 사실 이 두 가지 요소를 확장시켜보면 Helium 시절부터 최근까지 그녀가 들려준 음악 스타일도 '기타' '키보드'라는 두 악기와 연관성을 가지고 크게 둘로 나뉜다는 겁니다. 먼저 "기타"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인디록입니다. 바로 Autoclave Helium 1집 시절 들려줬던, 신경질적인 기타의 불협화음과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하나의 큰 축이 되는 거죠. 그리고 다음으론 "키보드"로 대표되는, 보다 polyphonic하고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의 드론 사운드들이 그것인데 마치 중세 음악이나 북유럽 민요를 듣는 듯한 묘한 느낌의 음악들은 분명 '마리 티모니'라는 뮤지션의 개성을 극명하게 하는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Helium 2집 시절과 솔로 1-2집 시절의 음악들이 주로 이 후자와 관련이 깊은 사운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 그렇게 두 개의 사운드축을 가지고 음악을 들려주던 그녀의 음악은 솔로 2집 이후로 방향 선회를 합니다. 오랜 시간을 같이 했던 Matador를 떠나 (그녀의 인터뷰를 보면 Matador라는 레이블 역시 상업성이 무척 강하다고 하죠. 자신의 음악들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며 그녀를 추방하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레이블에서 발표한 그녀의 솔로 3집부터 그녀는 기타에 보다 집중하고 싶어 슬슬 키보드를 포기하게 되죠. 그리고 그러한 그녀의 '기타'에 집중하는 음악들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전 자신이 애용하던 키보드를 eBay 경매에 올려 팔아버리심에 이릅니다.) 그렇게 발표했던 3집은 완벽하도록 스트레이트한 인디록 앨범이었고 각종 인디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습니다. 저도 무지하게 고개 까딱까딱거리며 들었습니다. ,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오늘 소개하는 솔로 4집이자 'Mary Timony Band'로서의 앨범 "The Shapes We Make"를 발표합니다.

 

  "절충"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앨범을 듣는 순간요.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2 "The Golden Dove"의 그 묘하게 사랑스러웠던 음악들을 좋아했다면 3 "Ex Hex"에서의 스트레이트함과 raw함에 당혹감을 느꼈을 수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그녀만의 개성이 사라졌다고도 볼 수 있었죠) 이 앨범에서는 티모니 역시 이를 의식했는지 묘하게 이 두 요소의 합일점을 보여줍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역시 guitar-based indie rock 포맷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그 사이 사이에 자신의 중요한 개성이자 주특기였던 '프로그레시브함'을 살짝살짝 비쳐준다는 거죠. 오프닝곡이자 "타이틀곡"이었던 "Sharpshooter"는 심플한 느낌의 기타팝으로 몰개성적이기도 하고 사실 앨범 내 제일 재미없는 트랙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여기서 끝. 2번 트랙 "Killed By The Telephone"과 이어지는 "Pause/Off"(개인적으로 베스트 트랙!)는 듣자마자 "그래! 이게 마리 티모니거덩!!!!!" 바로 이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트레이트한 인디록과 그녀 아니면 낼 수 없는 독특한 사운드 이펙트, 그리고 거의 나레이션에 가까운 보컬이 합일점을 이룬 멋진 곡들이죠. 아 정말.. 제가 만약 비트를 만든다면 "Pause/Off"에서 그녀가 들려준 그 마력적인 나레이션 스타일을 휘쳐링해달라고 그녀 다리를 붙잡고 사정사정할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밀고 당기는 식의 스트레이트한 기타 워크로 그루브감을 자아내는 "Summer's Fawn"이 이어지고 나면 다음 곡 "Each Day"에서는 다시금 멜랑콜리한 북구유럽풍의 멜로디로 청자를 이끕니다. 개인적으론 Helium 시절부터 그녀 특유의 저음의 멍때리는 듯한 주술적 목소리톤을 좋아했어서 전 앨범 "Ex Hex"에서의 목소리에 힘을 잔뜩 줘서 불렀던 톤이 다소 좀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다시금 그 멍때리는 보컬로 돌아와서 너무 반갑기도 하고 가사 역시 직설적으로 변화를 꾀했던 전작과 달리 다시금 알 수 없는 그녀 특유의 각종 '동물 메타포'를 구사하는 면모를 보여 참 좋았습니다. 즉 이렇듯 자신이 추구하는 기타 포맷의 밴드 음악을 계속 하면서도 그녀를 가장 잘 특징지어주던 '마리 티모니 사운드'를 다시 소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녀의 오랜 팬들은 분명 환영할 만한 앨범이었다는 거죠.

 

  이 앨범 이후로 현재까지 아직은 그녀의 앨범 소식은 없습니다. 전 남친이었던 드러머 Devin Ocampo 3-4집을 발매하고 아마도 깨진 듯 하구요, 새 남친 Jonah Takagi와 함께 Soft Power라는 밴드를 결성해 공연도 하고 앨범 준비중이라는 소식만 있었는데? 돌연 갑자기 Sleater-Kinney의 멤버들과 함께 Wild Flag라는 여성 4인조 밴드를 다시 결성해 지금 앨범 준비 중이라고 해서 저처럼 그녀의 앨범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마도 Takagi와 깨진 듯 싶죠? 근데 깨지길 잘했어요. 그 남친 진짜 더럽게 생겼던데. 마리 티모니가 아까웠습죠. 녜녜.

 

 

 

 

* Originally posted on: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9848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