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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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ley Kubrick [A Clockwork Orange] (1971)

tunikut 2010. 9. 15. 17:30

 

대학생때 만화 좋아하는 내 친구와 또 친한 형은 만화를 전혀 보지 않는 나를 보고 동시에 부럽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자기들은 걸작 만화들을 다 봐버려서 이제 볼 게 없어 따분한데 나는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잼있는 것들을 볼 수 있는

potency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거 맞는 말이기도 하다. 난 아직도 "슬램덩크"와 "북두신권"과 "베르세르크"

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드래곤볼"은 봤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은 아직도 넓고 못본 명화들은 아직도 무수히

많다. 그리고 결국에 드디어 큐브릭 감독의 최고의 작품으로 불리우는 이걸 봤다.

 

뭐 의심의 여지 없다. 보면서도 계속 감탄을 했으니.. 영화는 논쟁을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어떤 각도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냐에 따라 여러 포인트들이 잡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뭐 이렇다 저렇다 해석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고 그닥 지식도 없긴 하지만 딱 하나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건 맨 마지막에 주인공과 그 정치인 장관이

악수하며 사진 찍는 장면에서 난봉꾼으로 회귀한 주인공과 정치적 목적을 지닌 장관의 환상적인 결합이라는 뭐 그런?

또 하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인 '인간 세뇌'의 요소도 살짜쿵 드러나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측면들보다는 역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제일 감탄했던 건 영화의 테마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상당히 컬러풀하고 이쁜 화면들에 어우러진

클래시컬한 스코어들이었는데 심지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에라 힙합 재즈 이런 거 다 버리고 이제 클래식을 제대로 좀

들어볼까 뭐 이런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는 거. 또 70년대 space age 붐을 일으켰던 실내 인테리어들까지.. 주인공

알렉스의 방에 걸려있던 베토벤의 portrait은 분명히 하늘나라에서 짐 모리슨과 마일즈 데이비스가 "이 자식들아! 고개

깔어. 베토벤 형님 오셨자나" 이럴 거 같은 포스를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