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Your Free Wish

tunikut 2010. 9. 9. 10:34

 

1. 저쪽 끝에서 이쪽 끝까지는 대략 1km 정도면 족하다. 너무나 많은 우림들이 우거져 있지만 햇빛이 잘 들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강은 밝다. 강 자체는 그다지 깊지는 않다. 하지만 강바닥에 서면 가슴까지는 올껄. 제법 빠른 보트를 타고 루틴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이 강의 특징은 하얀 연꽃들이 많이 떠다닌다는 거다. 그리고 분홍색 꽃들도 떠다닌다. 그리고 하얗고 분홍색 새들도 날아왔다 앉아

있다 한다. 우림들과 풀들을 제치며 휘유웅 제빠르게 보트를 타고 저쪽에 도착하면 누군가가 나를 반겨준다.

 

2. 불길한 바다는 따뜻하다. 바다 한가운데 자그마한 섬이 있는데 해변에서 약 200-300m 정도 거리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수욕을 하면서 주로 거기까지 간다. 출커덕 출커덕 녹슨 배같은 걸 집어 타고 거기까지 헤엄쳐가는 동안 짠물을 많이

먹는다. 하늘은 빨갛다. 그래서 불길하다. 녹슨 배에는 해조류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바다는 제법 깊지만 따뜻하다. 나는 어린 것

같다.

 

3. 또 다른 바다는 해변가에 걸어다니는 길이 아주 길다. 저쪽 끝에서 이쪽 끝까지 무지하게 길다. 사살사살 가벼운 비가 내리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늘은 회색. 중간 중간에 백사장으로 내려가는 사다리가 있는데 서쪽 끝으로 길을 따라 가면 백사장까지는

제법 높은 낭떠러지가 된다. 다음날 와보면 사람들이 제법 있다. 대충 해수욕을 하고 나오면 목욕탕이 있다. 탈의실은 매우 좁고 혼잡

하다. 시간에 맞춰 목욕을 해야 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 수건이랑 비누랑 옷가지를 넣어둘 공간도 부족하다. 그래서 불길하다.

 

4. 포미닛의 전지윤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면 그 자유가 보장되는지 먼저 확인한다. 이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저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매우 잘 나가는 상태다. 누구나 잘나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건 상대적이다. 잘나가는 사람은 내가 잘나간다고 인식을

하고 살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 곳은 파티장. 파티장이지만 당신이 주목받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 행복하다.

주목받지 못하는 건 나오지 않는다.

 

5. 가까스로 도망쳤다. 내가 감염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하지 않는다. 무작정 도망쳐야 한다. 그 방에서 나만

탈출했다. 그 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도망가는 것이 이렇게 쉬울 줄 몰랐다. 평소 같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들인데. 도망간다고 생각하니 몸이 활개를 친다. 감염되건 말건 우선 도망가는 게 상책이다. 내 짐도 다 챙겼다. 얼른 이 건물

에서 나가자.

 

6. 목잘린 무당이 얼굴은 회색이고 목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눈을 뜨고 뭔가를 계속 말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옆 나무 기둥에 대고 고개를 파묻고 뭔가를 억울해한다. 난 그 무당의 얼굴을 들고 집으로 왔다. 통쾌했다.

 

7. 언제나 그랬듯이 가위에 눌렸다. 기분 아주 좋다. 눈을 뜨면 혹시 귀신을 보지 않을까. 그래서 살짝 떠본다. 다행히 귀신은 없다.

귀신 없는 걸 확인했으니 이젠 즐겨도 좋다. 몸을 살짝 뛰워본다. 침대에서 내 몸이 뜬다. 다시 힘을 더 줘보니 뜬 상태에서 앞으로

전진한다. 올커니. 이제 됐다. 또 하늘을 날아보자. 헤엄치듯이 양 팔을 앞뒤로 내젖는다. 몸은 방을 나와 거실까지 나왔다. 저쪽에

창문이 보인다. 창문으로 열심히 열심히 팔을 앞뒤로 젖는다. 창문에 이제 도달했다. 통과할 수 있을까? 에라 모르겠다. 전진. 통과

한다. 자연스럽게 창문을 통과하고 밖으로 나오니 내 몸은 순식간에 밤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저 밑에 빌딩 숲이 보인다. 슈우욱.

나는 밤 하늘을 나른다. 아 멋지다. 광경 죽인다. 어어어..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 슬슬 기동력이 떨어지나 보다. 아아.. 안돼.. 떨어

지면 안돼.. 어쩔 수 없다. 기동력이 바닥났다. 순식간에 곤두박질친다. 어우웅.. 바이킹 탄 그 느낌. 속이 울렁거리고 심장이 솟구

친다. 풍덩! 파도가 굽이 치는 바다에 빠졌다. 내 옆으로 아주 아주 큰 배가 부우웅 거리면서 지나간다. 나는 어푸어푸 그러고 있는데

다행히 여기는 바다 한가운데는 아니다. 바로 옆에 항구가 보이기 때문이다. 항구에서 누군가가 튜브를 건네주기를 바라지만 아무

도 없다. 난 그저 항구까지 헤엄쳐 갔다.

 

8. 해변가는 빨갛다. 여기는 아마도 동남아 어디쯤 되는 것 같다. 석양이 지는 바닷가라서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난 이 빨갛고

고요한 바닷가에 있다. 파도는 제법 높긴 했다. 그리고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 그 사람은 나의 어머니다.

 

9. 내가 가장 믿어지지 않는 사실은 당신이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다는 거야. 수일밤을 기다려왔어. 며칠 몇달을 기다렸어.

수일밤을 당신 꿈을 꿨어. 너무나 보고 싶었어. 그런데 당신이 지금 이렇게 여기에 있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난 믿을 수가 없어.

당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난 너무 기뻐.

 

10. 망이와 망소이. 특히 망소이는 자유를 원했다. 이 지긋지긋하고 우울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빨갛게 석양이 지는 마을.

개천이 흐른다. 개천 건너편에는 망소이가 사는 집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조그마한 나무 다리가 있다. 망소이는 개천가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빛을 향해 가고 싶었다. 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쭈그리고 앉아 주먹밥을 허겁지겁 먹고

있다. 나는 망소이를 바라보았다. 주먹밥을 먹으며 저 빛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순간 망소이가 주먹밥을

먹다가 슥 나를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