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지구촌 영상음악/video: pop·rock

Def Leppard "Miss You In A Heartbeat" (Live at Ontario, 1995)

tunikut 2010. 4. 17. 21:35

 

어스름하게 해가 지는 무렵, 그러니까 요즘으로 치면 한 8시쯤. 방금전 방에 불을 끄고 예진이를 옆에 분유

물려 눕히고 옆에 누웠더니 창문밖에서 해지는 어스름한 dim light이 방에 아주 살짝 비추면서 어둡고 조용

했다. 예진이는 금방 잠들었다. 그리고 옆에 가만히 누워있자니까 이 곡이 계속 떠올랐다.

 

예전에 market no. 1 포스팅 때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이 곡에 대한 내 추억은 참 많다. 예전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소희 선수에 대한 추억도 있지만 또 하나는, 옛 친구와의 추억이다. 그 친구는 내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눈도 크고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쌍커풀에 얼굴이 참 예쁘장하게 잘생긴 녀석이어서 여자애들

한테 인기도 좋았다. 게다가 공부도 아주 잘했고 집도 부자였다. 근데 이 녀석이 더 대단한 건 마음씨도 참

착하더라는 거다. 이 친구와 초등학교 때는 별로 친하지 않았다. 난 그냥 그 친구가 부러웠을 뿐이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각각 다른 중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고등학교 때 이 친구를 한번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난 그냥 평범한

(시장 안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그 친구는 (당시로서는 최고 중 하나였던) 대원 외고를 다니고

있었다. 숫기도 없고 온통 passive aggressive하기만 하고 열등감에 여자친구도 없었던 나에 비해 이 친구는

좋은 학교를 다니면서 더군다나 무지하게 이쁜 여자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가 무척 부러웠지만 이 녀석이

성격도 워낙 좋아서 날 반갑게 맞아주고 친근하게 대해줘서 난 그 친구가 참 좋았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오랫만

에 만난 나는 그 친구가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그 친구 집에 놀러갔었다. 근데 이게 왠일! 그 친구도 나처럼

록음악에 푹 빠져있었던 것. 게다가 당시 나에게 최고의 영웅이었던 데프 레파드를 그 친구도 매우 매우 좋아

하고 있었어서 우린 오랫만에 만난 어색함도 없이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근데 특이하게도 그 당시부터

cd buff였던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lp판을 모으고 있었다. 그 친구 집에 갔었던 시간이 어스름하게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었다. 바로 조금 전 내가 예진이를 눕히고 옆에 누운 바로 그 어둡고 조용한 느낌.. 그 친구 방에

꽂혀 있는 lp판들을 구경했는데 굳이 방에 불을 켜지는 않았다. 그 친구는 데프 레파드의 retro active 엘피판을

꺼내더니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며 바로 이 곡, miss you in a heartbeat을 틀었다. 서서히 볼륨을 높이

면서 해질 무렵의 dim light가 창가로 스며드는 어두운 방에서 "우우우~ 아 미스 유 인 어 핫빗~"의 그 공명이

방을 잔뜩 매웠다.

 

데프 레파드는 내 리스닝 역사에 있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오늘 '간헐적 비정규적 음악방송' 지구촌 영상음악

시간에 준비한 영상은 바로 이 곡! 후렴구의 공명이 장난아닌 miss you in a heartbeat의 라이브다. 캐나다의

TV 라이브 프로그램인 Intimate & Interactive에서의 1995년 실황으로 특이하게도 기타리스트 필 콜렌이 노래를

불렀다. 근데 조 엘리엇 못지않은 매력이 넘친다. 우리 모두 추억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