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이것저것 13

tunikut 2010. 3. 27. 15:11

 

1. 난 김종민의 팬은 전혀 아니다. 사실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근데 요샌 관심이 좀 간다. 왜냐면 나도 조금 있으면

김종민이 되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본 호동이형이 제일 어색해요, 예전엔 절 잘 챙겨주셨는데 요샌 승기만 챙겨

줘요. 굉장히 컴플렉스한 심경이 담겨 있는 말이다. 김종민의 저 말을 들은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왜 책임을

강호동에게만 떠넘기느냐, 니 갈길 니가 알아서 해야지. 한다. 맞다. 근데 맞긴 한데 왜 가슴 한 구석이 시려오는지

모르겠다. 세상은, 역시 1박2일의 강호동과 이승기와 김종민을 반영하는 걸까?

 

2. 어떤 블로그에서도 읽은 글이지만, (난 보진 않았는데) 얼마전 강심장에서 대놓고 자막으로 '강라인', '유라인'

그랬다고 하는데 정말 참 너무들 한다. 그럼 라인이 없는 사람은 어쩌란 말이냐. 죽으라고? 참 내가 그 속에 몸을

안담고 있어서 그렇지 그 안에 있으면 얼마나 우울할까. 유재석과 강호동은 얼마나 하늘같아 보일 거고, 그 '라인'

에 속한 사람들은 얼마나 부러워 보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라인 하나 없는 난 얼마나 죽고 싶을까?

 

3. 난 반골 성향일까? 꼭 그렇진 않은 것 같은데, 그거 하난 있다. 둘이 있는데 누가, 하나는 디게 칭찬하고 디게

이뻐하고 다른 하나는 별 관심을 못받으면 - 물론 그런 이유가 있을 거다 - 난 그 관심 못받는 녀석에게 미치도록

잘 해주고 싶다. 아마도 동병상련 때문일까? 난 관심 못받는 그 심리를 너무 너무 잘 안다. 잘 보여라...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잘 보여야 한다. 라인도 잘 서야 한다. 재미도 있어야 한다. 싹싹해야 한다. 아부도 잘해야 한다. 도대체

그렇게 안하고 무슨 생각으로 세상을 사니?

 

5. 이웃집 토토로가 만들어진 배경을 얼마 전에 알게 됐는데 단순한 괴담이 아니라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충분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터라 정말 밤 12시에 인터넷 하다가 진짜 간만에 제대로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대학교 때 토토로 보고 너무 행복했었는데.. 만약에 언제 기회가 돼 다시 본다면 오싹할 것 같다는..

 

6.  난 소시에서 유리가 제일 좋고 윤아가 제일 싫다. 난 브아걸에서 나르샤가 제일 좋고 가인이 제일 싫다.

 

7. 아웃사이더가 뭐가 좋다고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실제 인기가 있기는 하나? 음원 차트 순위도 높고

뭐 지상파 쇼프로에 보면 항상 1위 후보나 뮤티즌송 후보 등에 올라오는 것 같긴 한데 지상파에서 1등한 건 한번

도 본 적 없는 것 같고 TV에 나와도 그닥 관객들이 오빠 소리지르고 난리 치고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아웃사이더

가 나오는 거랑 엠씨 스나이퍼가 나오는 거랑 관객들 반응 비슷. 그렇다고 언더씬에서도 뭐 그닥 스타같다는

생각도 안들고. 쇼 음악중심을 같이 보던 내 아내는 '아웃사이더 컴백 무대'라고 하자, "아니, 언제 갔었어? 갔어야

오지? 난 처음 보는데?" 그러더니 랩하는 거 보고 "저거랑 수다맨이랑 뭐가 달라? 차라리 강성범은 알아들을 수나

있고 잼있기나 하지" 그런다. 그 다음 주에 채널 돌리다가 아웃사이더가 "뚜다다다 뚜다다다 뚜다다다다" 랩하는 

거 보자마자 "미친* *랄하네" 하고 곧바로 채널을 돌리더라. 결국 일반 대중들은 아웃사이더에 대한 이미지가

저렇다는 거다. 내 판단도 마찬가지다. 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 딜리버리면에서 그의 랩은 정말 꽝

이다. 아니, 나 역시 그가 나와서 "뚜다다다 뚜다다다 뚜다다다다" 그러는 거 보면 "미친* *랄하네"라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8. 훈련소에 있을 때 그렇게 먹고 싶었던 게 체리 코크다. 체리 코크.. 이게 원래 옛날에 한번 캔으로 시판이 됐었

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시엔 주로 커피숍이나 학교 근처 분식점 - 내가 중고딩시절을 보낸 숙대입구

근처 분식점에는 유난히 와플과 딸기 빙수 체리 코크 라면전문점 뭐 그런 데가 많다 - 에서 맛볼 수 있었는데

콜라면서도 야릇하게 빨간 색소가 느껴지면서 뒷맛에 체리향이 살짝 감도는 기품있는 음료였다. 그게 그렇게 시중

에서 쉽게 파는 음료가 아니었는데, 암튼 훈련소에서 막 각개전투 훈련 마치고 온몸이 진흙으로 덮히고 먼지를

수도 없이 뒤집어 썼는데 설상가상으로 수통에 물도 다 떨어지고 식수도 거의 바닥나 극도의 구갈을 느꼈을 때

내 눈 앞에서 아른아른거린 게 바로 그 검붉은 체리 코크였다. 근데 암튼 지하철 9호선이 들어서고 나서 9호선

플랫폼에 있는 자판기에 보라색 포장을 한 '코카 콜라 체리맛'을 판다. 정말 내가 그걸 보고 어찌나 반가웠던지..

근데 이게 어딜 가나 쉽게 눈이 띄진 않는다. 많이들 안찾아서 그러나? 난 너무 좋은데. 난 지금도 책상 앞에

앉아 체리 코크를 마시고 있다.

 

9. 미네르바 사건, PD 수첩 사건에 이어 회피 연아 동영상 유포자 고소.. 김제동씨의 공중파 퇴출.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명 사용 금지.. 무한도전 폐지론.. 뭘 할 수 있을까 이제? 이거 뭐 무서워서 블로그에 이런 글 쓰지도 못하겠다.

난 어릴 땐 그런 걸 몰랐는데 이제 좀 나이가 드니까 정말 그렇구나 라는 걸 느낀다.

 

10. Madlib은 Sun Ra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 내가 김종민으로부터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Madlib

이 되는 것일 뿐이다. 무슨 말이냐고? 있어 그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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