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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Micronesia Mall in Guam in 1993

tunikut 2008. 12. 26. 15:31

 

위 사진은 괌에 있는 Micronesia Mall이라는 대형 쇼핑몰이다. 개인적으로는 참 추억어린 장소다.

때는 1993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친한 친구분이 괌에 사셔서 가족끼리 괌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이것이 내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이다. 최초의 해외여행.. 참 얼마나 설레이는 일인가..
비행기가 괌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행기를 빠져나오며 바라본 풍경, 냄새, 공기.. 모든 것들이 무척
이나 새롭고 설레이게 다가오는 법이다. 여행을 떠가기 전날 밤 설레여서 잠을 한 숨도 못잤고 떠나는
날 아침 사우나에 가서 목욕재개를 하면서 조금 자기도 했다. 괌에 도착해서 숙소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냉장고에서 특이해보이는 음료를 바로 빼먹었는데 - 그 때는 무식해서 난 그게 계산되는 건지도 몰랐다
- 싱겁고 차가운 냉홍차였다. 그래서 난 지금도 실론티나 아이스 홍차를 마실 때면 이 당시 생각이 많이
난다.
 
당시에 난 - 당시 또래 아이들이 모두 그랬듯이 - 록음악팬이었다. 근데 그 당시만 해도 국내에 라이센스
되는 록씨디들은 대부분 poor quality printing이던가 금지곡이 잘려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오리지널
USA 수입반을 구하기는 무지하게 어려웠다. (물론 이후에 상아레코드의 존재를 알게되긴 했지만) 고작
해야 회현지하상가 정도..? 암튼.. 괌 여행 당시 부모님을 졸라 졸라 씨디를 사러 간 곳이 바로 저 곳..
Micronesia Mall이었다. 당시 내 기분이 어땠겠는가? 맨날 동네 조그만 레코드점에서 poor한 라이센스
록씨디들만 보다가 (미국령인) 괌에서 실제 USA반 씨디들이 꽂혀져있는 레코드점을 쇼핑할 때의 그 기분..!!
암튼 여기서 난 당시엔 국내에선 절대 못구하는 줄 알았던 Pearl Jam의 "Ten"과 Guns N' Roses의 "Appetitie
For Destruction", 그리고 역시 GNR의 "Use Your Illusion I Tour" 뮤직비디오를 구입했다. 그러다보니 난 지금

까지도 Pearl Jam의 "Even Flow"와 GNR의 "Sweet Child O'Mine"을 들으면 괌의 푸른 바다가 생각 난다. 

 

 

또한 당시에 국내에서 해외 뮤비를 보려면 이따금씩 AFKN에서 틀어주던 뮤비 밖에는 볼 기회가 적었는데

(신촌의 메탈플러스나 백스테이지는 재수하면서 알게됐다) 괌 여행 당시 호텔방 안에선 MTV가 쉴 새 없이
나왔다. 이거 또한 나한테는 정말이지 환상의 세계였는데 난 이 때 처음 Beavis & Butthead를 알게 됐고
당시가 1993년.. 이니까 한참 영화 Last Action Hero의 OST가 사랑받을 때였으며 얼터너티브/모던록
차트에서는 Porno For Pyros의 "Pets"가 1위를 하던 시기였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Porno For Pyros의
데뷔 앨범을 들었는데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저 앨범을 들었기 때문이다.) Megadeth의 "Angry Again",
AC/DC의 "Big Guns", Alice In Chains의 "What The Hell Have I".. 당시 MTV에서는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들
을 진짜 무지하게 틀어댔었다. 아울러 Porno For Pyros의 "Pets"도 같이..

 

 "Angry Again" by Megadeth 뮤직비디오 화면

 

 "What The Hell Have I" by Alice In Chains 뮤직비디오 화면

 "Pets" by Porno For Pyros 뮤직비디오 화면

 

암튼 간에 음악 듣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아련한 추억 몇개쯤은 있지 않을까?

그저 그런 느낌과 추억에 사로잡혀 끄적여봤다.
 
P.S. 당시 괌에 갔었을 때 아버지 친구 동생분을 만나서 인사를 드린 적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이 SES 유진의 아버지였다는..  

 

2008/07/31 (목)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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