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Branford Marsalis의 Trio Jeepy... 피아노의 중요성?

tunikut 2008. 12. 26. 15:22

 

 

 

재즈를 듣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왕초심자이기 때문에 주로 '유명한' 아티스트의 '유명한' 앨범들 위주로 사서 듣게 된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몇안되는 서른장 정도의 재즈 씨디들은 대부분 다 듣기 좋고 유명한 앨범들인데 유난히도 사놓고서 잘 안듣게 되고 들어도 귀에 잘 안 들어오거나 졸려버리는 음반이 한장 있으니 그게 바로 지금 여기 올라온 Branford Marsalis의 "Trio Jeepy"이다. 이게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유일한 앨범이기 때문에 이 음반 하나로 그의 음악에 대해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럴 자격도 안되지만 오늘 외출하면서 들은 이 앨범은 여전히.. 나하고는 친해지는데 실패했다.

 

브랜포드 마살리스.. 그 유명한 "Mo'Better Blues"의 주인공이며 예전에 벅샷 르퐁크라는 훵키 프로젝트로 훵크/그루브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어찌보면 자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윈튼보다도 더 유명한 이름일 수도 있겠다. 최근작에 대한 평가도 좋고 오히려 윈튼보다도 대중 친화적인 음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이지만 이 앨범만큼은 참 귀에 안들어와서 브랜포드 마살리스의 첫인상이 나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오히려 나한텐 윈튼이 더 잘 귀에 들어오니 거참.. (그건 내가 색소폰보다 트럼펫 소리를 더 좋아해서 그럴지 모른다. 암튼) 음.. 어떻게 보면 이 앨범은 그를 처음으로 시작하는데 있어 부적합한 건지도 모르겠다.. 암튼 간에.. 이 앨범과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그 이유는 바로 피아노에 있다는 걸 알았다.

 

보통 트리오 앨범이라고 하면 대개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진용을 흔하게 떠올리지만 이 앨범은 피아노가 없고 마살리스의 색소폰과 베이스, 드럼으로 편성돼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난 이상하게 피아노라는 악기에 가장 애착을 두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은 아니고 다뤄봤던 악기가 피아노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오스카 피터슨, 키스 자렛, 빌 에반스, 뗄로니어스 몽크 등의 음악을 들으면 참 마음이 편안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걸 보면 피아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이 앨범에선 그저 마살리스의 현란한 색소폰 소리가 딱딱한 리듬 파트에 어울려 울리는 게 왠지 '따뜻한 공간감'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고 허공에 소리지르는 느낌이 들어서 나한테 거부감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오넷 콜맨의 음악에 약간 관심이 생겼는데 그 역시 전통적으로 색소폰/베이스/드럼 진용의 음악을 주로 했다고 하니 잠시 재즈 내공이 더 쌓이기 전까지는 그의 음악에 접근하지 말아야겠다. 브랜포드 마살리스 가지고 이러는데 오넷 콜맨을 감당할 수 있겠나?

 

2007/11/21 (수)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