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War를 보기 전:
1. 나는 헐리우드 영화를 한국영화보다 더 좋아한다.
2. 나는 오직 애국심 때문에 한국영화 보는 것을 혐오한다. 어디까지나 문화적 즐거움을 위해 영화를 본다.
3. 심형래 감독은 환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다.
4. 환타지 문학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국내 토양에서 잘 만들어진 환타지 영화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5. 맨날 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양 얘기하는 심형래 감독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6. D-War의 CG는 그저그런 컴퓨터 게임 화면과 다르지 않다. 실사감이 전혀 없어 보인다.
7. 스토리 라인이 빈약할 것이다.
8. 진짜 사람 하나 살려주는 셈 치고, 아니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영화를 볼까 말까 심히 고민된다.
* D-War를 보고 난 후:
1. 이토록 뛰어난 CG를 가지고 환타지라는 장르에 도전한 한국영화는 지금까지 없었다.
2. 애국심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된다. 순수한 문화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심형래 감독은 환타지라는 장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4. 영화는 한국이라는 척박한 땅에서 환타지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침몰"보다 1000배 낫다.
5. 영화의 엔딩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아리랑의 멜로디와 더불어 심감독의 독백을 읽으면 나뿐만 아니라
짠하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내 진심어린 생각으로 그는 '대단하다.'
6. 실사감이 잘 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이무기가 LA 다운타운 한복판을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장면은
제대로 공포감을 선사하며, 숨막히는 전투씬에선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90분 동안 전혀 지루함을
못느꼈다. 특히 종반부에 이무기가 용으로 변하는 장면에선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스토리 라인 전혀 빈약하지 않다. 다만 아쉬운 건 배우나 엑스트라들의 연기, 그리고 다소 뚝뚝
끊어지는 연출력.. 정도?
8. 이 영화.. 글쎄.. 뭐 그렇게 대단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는 결코 아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센세이션
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히 우리나라라는 문화후진국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환타지
영화는 없었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을 것 같고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는 사람들에게 심형래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시각이 약간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돈 주고 가서 봐도 된다. 별로 돈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잘 봤다'라는 느낌이 더 강할 것이라고
믿는다.
** 끝으로 옛날부터 그림책에서만 보던 '진짜 우리나라 용'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심감독에게 감사한다.
2007/08/05 (일)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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