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digged.

tunikut 2016. 5. 29. 03:49

가끔 디깅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마다 과연 내 인생에서 나도 언제 한번 제대로 된 엘피 가게에 가서 '디깅'이라는 걸 해볼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마침 휴가를 맞아 생일도 다가와서 아내가 엘피 쇼핑의 기회를 줘서 동네 엘피 가게를 가보게 되었다. flipside records라고 정말 진짜 무슨 딜라나 매들립이 가끔 엘피가게에 쭈그려 앉아서 엘피 고르는 그런 가게랑 똑같이 생긴 데 가서 한 주구장창 마치 태어나서 키스 한번도 안해본 애가 막 처음 사귄 여자랑 너무 좋아서 족히 2시간은 키스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나도 족히 2시간은 거기서 눈이 희둥그레져서 둘러봤다. 매장 입구나 간판이나 매장 내부 전경이나 그런 걸 막 찍고는 싶었으나 막상 할래니까 눈치보이고 소심해져서 이 족같은 내 성격 때문에 차마 초기하고 엘피만 6장 골라서 집에 와서 방바닥에 놓고 소심하게 집에서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본다. 이 가게가 집에서 아주 가깝기 때문에 추후 이 가게에 대한 소개는 또 할 기회가 있기로 하자 (뭔소리야).


난 주로 classical 파트에 있는 중고 엘피들을 디깅했는데 왜냐면 좀 weird한 인스트루멘틀을 듣고 싶어서였고, 막상 이 가게가 클래식락 위주의 아이템들이 많았고, 힙합이나 댄스, 아님 내가 좋아하는 소닉 유스나 nin 관련 아이템들은 적었기 때문에 어차피 이놈들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었고, 이런 데서는 좀 rare하고 weird한 것들을 찾아보자는 데 주력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자 작곡가 알렉 템플턴이 집에 수집한 뮤직 박스를 이용해 만든 앨범. 1955년작으로 무려 60년 전의 엘피임.  



1976년 워싱턴에서 있었던 디트로이트 몰몬 콘서트 합창단 실황.



중세와 르네상스 음악 연주집.



바흐의 곡들을 전자 음악으로 해석한 앨범.



올갠 주자 버질 폭스의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실황 앨범, 헤비 오르간!



디트로이트에 사니까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앨범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6장 합쳐서 (세금 포함) 22.22달러에 샀다는 거. 암튼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데로 이렇게 rare하고 weird한 음반들을 디깅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할 수 있기를 기약해보며, 앨범에 대한 각각의 자세한 소개나 리뷰나 잡설이나 느낌이나 감상이나 뭐 그런 것들은 기회가 되는대로 tunikut's prejudice에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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