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Dirty: Platinum Edition]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tunikut 2013. 11. 17. 01:28



이 프로젝트는 올해 11월 15일 ODB의 45주년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Raison Allah가 만든 ODB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우탱의 언릴리즈드 컴필레이션 앨범 [New Wu Generation]의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다. 온라인 독립영화(?) 프로젝트인 NuHO Film Festival과 Allhiphop.com에서 공동 주최했다. 


난 이미 선주문을 하고 방금 전에 영화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보고, 지금 앨범을 다운 받아 듣고 있다. 


사실 ODB는 Guru와 함께, 나한테 있어서는, 많았던 힙합 뮤지션 사망 소식들 중에 가장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던 경우다. 왜냐면 Guru의 경우 프리모와의 재결합을 간절히 기다리던 상황이었고, ODB는 제발 '새로운 솔로 LP'을 내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ODB의 삶을 시간순으로 조명하며, 우탱 및 우팸 멤버들을 포함한 가족들의 인터뷰 및 나레이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의 음악적 커리어보다는, 우리가 가장 궁금했던 것. 즉, 어째서 우리는 [Return To The 36 Chambers: The Dirty Version] 이후 '제대로 된' ODB의 음악적 결과물들을 그렇게 듣기가 힘들었고, 심지어 그의 '모습' 조차 보기가 그렇게 어려웠는지를 조명하며, (Feds에 의한) 그의 강제 혐의 및 억압과 그로 인한 그의 정신적 고통과 약물 중독,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죽음을 (비교적 담담하게) 다룬다. 


어쩌면 그는 힙합 역사상 '유일'한 '자기파괴형' 천재였는지도 모른다. 걷잡을 수 없었던 외압과 정부의 폭력으로 정신질환과 약물중독으로 찌들어버린 아까운 청춘이 아닐까. (그는 35세에 사망했다.) 마치 힙합계의 찰리 파커나 버드 파웰 같은 존재 말이다. 생활 자체가 keep it real이었던 그의 천재적인 음악적 감각을 딱 한번만 펼쳐보고, 제대로 더 이상 펼쳐보지도 못하고 간 거다. 영화를 보면 그 유명한 Grammy 난입 사건도 보여주고, 그가 차에 치일 뻔한 한 여자 아이를 구해준 일 등등.. 평소 그의 이미지에서 느낄 수 없었던 면모들을 보여주는 게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구치소로 보이는 곳에 앉아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사람들은 ODB가 미쳤다고 말하지만 난 미치지 않았어. 난 당신들이 보는 것들을 미리 볼 뿐이야."라고 진지하게 말하며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던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이 [New Wu Generation]이라는 앨범은 ODB와 RZA가 중심이 되어, ODB가 인트로를 열고, RZA가 아웃트로를 하고, 그들의 곡들 (그러나 이전에 이미 여기저기서 발표된) 일부와 대다수의 우팸 멤버들의 곡들 총 24곡이 수록돼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뭐 특별한 가치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영화를 관람한 이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의 편집 앨범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그러나, 앨범 중간중간에 계속 우탱 및 우팸 멤버들의 ODB 추모 인터뷰가 삽입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영화에서 주로 인터뷰를 담당했던 이들의 곡들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와 그 연관성을 같이 하는 앨범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냥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우팸 편집 앨범으로 보면 될 듯 싶다.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Papa Wu가, 그가 죽기 직전 약물에 찌든 상태로 자신의 집에 왔을 때 찍은 사진 한장을 보여주는데, 거의 그의 원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척 살이 찐 모습이었다는 거다. 그 밖에 출소 후 모든 이들이 기뻐하며 2004년 Rock The Bells 콘서트에 실로 정말 오랜만에 9명의 모든 멤버가 한 무대에 올랐던, 그러나 그것이 ODB의 마지막 공연이었던 장면을 비추는 부분에서도 마음이 안타까웠다. 


ODB의 어머니는 그가 스튜디오에서 마지막으로 사망했을 당시, 편안하게 웃고 있었다고 말하며, 그제서야 진짜로 처음으로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는 그를 보았다고 한다. 




R.I.P. Ol' Dirty Bast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