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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9 [TR3, 언니네 이발관 VS. 줄리아 하트]

tunikut 2013. 9. 9. 12:56

 

 

 

 

TR3 (Tunikut's Radio 3)


안녕하세요, Tunikut's Radio 3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내 인디록의 두 레전드 밴드. 언니네 이발관과 줄리아 하트의 음악을 번갈아가면서 듣는 시간을 마련해봤어요. 이 두 밴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참 할 얘기들이 많은데요, 일단 90년대 중후반에 PC 통신 하이텔에 있던 메틀동 내에 소모임인 '모던록 소모임 (a.k.a. 모소모)'를 아시는 분들은 제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실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 이 자리에서 모소모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너무 얘기도 길어지고, 오늘 이야기하는 테마와는 조금 벗어난 감이 있을 것 같아서 이 모임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따로 '모소모 특집'식으로 꾸며보도록 하죠.

일단 언니네 이발관과 줄리아 하트는 국내 인디록의 최정상급 양대 산맥이라는 걸 부인하는 이는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언니네 이발관의 1집이 나오던 그 당일날 곧바로 명동에 있는 파워스테이션에서 CD를 샀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후로도 현재까지 이들의 팬을 자처하고 있죠. 제가 언니네를 너무 좋아해서 이후에 언니네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다른 밴드는 없나.. 하며 미선이, 마이 언트 매리, 은희의 노을 등등 여러 인디록 밴드들의 음악을 찾아 들어봤지만, 어떤 밴드도 언니네와 같은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어요.

근데 어느날, 우연히 신촌의 한 음반점에서 줄리아 하트의 1집 CD를 보게 되었는데 자켓 이미지부터 뭔가 필이 오길래 밴드에 대한 정보도 없이, 덜컥 집어들었고, 집에 와서 CD를 플레이하며, '그래! 바로 내가 찾던 음악이 이거였어! 언니네 이발관 같은 음악!' 이랬답니다. 근데 부클릿을 보다가, 가만가만.. 정바비? 혹시 정대욱? 이랬죠. 맞습니다. 언니네 이발관의 1, 2집 때 팀의 메인 기타리스트였던 정대욱 a.k.a. 정바비씨가 언니네 탈퇴 후 만든 밴드가 줄리아 하트였던 거죠. 그걸 그렇게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언니네 이발관 1, 2집 당시 아마도 리더 이석원씨와 정대욱씨는 의견 차이가 좀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두분 다 카리즈마틱한 리더 기질이 다분하신 분이기에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1, 2집을 들어보면 이 두분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같은 것도 좀 느낄 수 있죠. 물론 그 치열한 긴장감이 있었기에 명반이 탄생한 거겠지만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늘은 이 두 밴드의 진검승부입니다. ^^

1. 언니네 이발관 "푸훗" (1996)
2. 줄리아 하트 "오르골" (2001)

먼저 들으신 곡들은 이 두 밴드의 데뷔 앨범의 오프닝곡들입니다. 이 두 곡에서 모든 게 시작된 거죠. 상큼한 기타팝 넘버들입니다.

이제 조금 더 감수성 코드로 가볼까요? 제가 언니네 1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인 "우스운 오후"인데요, 곡의 후반부에 들리는 정대욱씨의 블루지한 기타 솔로가 압권입니다. "문학선생님" 역시 제가 줄리아 하트 1집에서 무척 좋아하는 곡으로 특히 메인 보컬을 담당한 에레나 (Elena)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랍니다.

3. 언니네 이발관 "우스운 오후" (1996)
4. 줄리아 하트 "문학선생님" (2001)

이제 언니네 이발관은 2집으로 가봅시다. 저는 개인적으로 언니네의 감성 트랙보다는 스트레이트한 넘버들을 더 좋아하다 보니 역시나 "푸훗"을 잇는 2집의 스트레이트한 오프닝 기타팝 트랙 "유리"를 골랐습니다. 노래방에서 이 곡 제가 한 족히 30번 이상은 부른 것 같네요.^^ 한편 줄리아 하트 1집 수록곡인 "Singalong"은 제가 그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인데요, 세상에 무슨 이런 노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멜로디와 가사가 주는 아련함이 대박입니다. 특히 베이시스트 이원열씨의 naive한 느낌의 보컬이 압권이죠. '제 인생의 명곡' 리스트에 20위 안에 드는 곡입니다.

5. 언니네 이발관 "유리" (1998)
6. 줄리아 하트 "Singalong" (2001)

다음 들으실 언니네의 2집 수록곡 "어떤날"은 개인적으로는 들을 때마다 항상 안국동의 정독도서관, 그리고 그 주변의 미술관들이 떠오릅니다. 나른한 주말의 느낌을 주는 키보드와 피아노음을 배경으로, 왠지 모르게 '이번 주말에는 안국동 근처의 미술관에서 문화 생활을 해봐야지'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곡이죠.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전 이 곡만 들으면 안국동이 생각납니다. 이어지는 곡은 줄리아 하트 2집의 오프닝곡 "안아줘"입니다. 최근 2집이 다시 녹음되어 셀프 리메이크식으로 재발매됐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반을 더 좋아하나, 벅스에 음원 서비스가 재발매반밖에 안돼서.. 이 버젼으로 틀어봅니다.

7. 언니네 이발관 "어떤날" (1998)
8. 줄리아 하트 "안아줘" (2013)

이번에는 언니네 이발관의 3집으로 갑시다. 3집은 당시 데이트리퍼로 활동하시던 류한길님의 적극적인 참여로 전자음악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음반이었죠. 여러 훌륭한 곡들이 많았지만 전 역시나 스트레이트한 팝 느낌의 오프닝곡 "헤븐 (단 한번의 사랑)"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이석원씨 특유의 아련한 가사도 예술이죠. 이어지는 곡은 줄리아 하트 2집의 원래 "2110"이라는 곡인데 사실 1집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다던 "Singalong"의 시즌2에 해당하는 곡인데요, 원곡의 이원열씨 보컬을 좋아했다면 이번 재녹음 버젼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으나, 역시 훌륭한 곡임에는 틀림없죠. "그랑프리"입니다.

9. 언니네 이발관 "헤븐 (단 한번의 사랑)" (2002)
10. 줄리아 하트 "그랑프리" (2013)

자아, 이제 마지막 순서인데요. 개인적으로 언니네 이발관의 4집은 별로 그다지 좋게 듣지는 않아서, 곧바로 5집으로 갈께요. 5집 역시 무척이나 걸작인데요, 특히 타이틀곡이었던 "아름다운 것"의 그 가슴을 앓게 만드는 가사가 정말 심금을 많이 울렸었죠. 가사를 음미하면서 꼭 한번 들어보시구요, 이어지는 줄리아 하트 2집의 감성 트랙 "빗방울보"의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오늘 이 시간 마칠까 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특집일까요?^^

11. 언니네 이발관 "아름다운 것" (2008)
12. 줄리아 하트 "빗방울보"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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