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J Dilla

 

Steve Albini라는 뮤지션이 있다. 원래 인디 노이즈록하는 기타리스트인데, 이 분이 왜 유명하냐면 9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꽤 괜찮다는 록 앨범에는 항상 'produced by steve albini'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Nirvana의 In Utero서부터

(개인적으론) Veruca Salt의 EP 등에서 그 나름의 raw하고 noisy한 스타일에 반해 그 이름을 기억하곤 했었다. 여담이지만

가장 최근엔 좋은 평가를 받은 Manic Street Preachers의 신보도 그의 손을 거쳤다. 자, 태초에 De La Soul과 The Pharcyde

가 있었다. 동부서부 누가 총쏘네마네 삭막한 랩씬에서 이에 개의치않고 나름 독창적이고 진보적인 음악을 들려주던 힙합

그룹들이다. 당시 이들이 발매한 싱글들을 보다보면 꼭 'produced by jay dee'혹은 'jay dee remix' 이런 꼬리표들이 많이

붙어있었다. 그래서 한창 록을 듣던 나는 그의 이름, Jay Dee를 두고 '음.. 이분은 마치 힙합계의 steve albini'같은 분인가

보군.. 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슬럼 빌리지의 환타스틱 볼륨 투가 나왔을 때, 제이 디가 멤버라는 소릴 듣고 정말 대단한

그룹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후 그의 솔로 앨범이 나왔고.. 그리고 몇년 후 그는 사망했다. 조금더 그의 음악에

집중해보기도 전에.. 그는 그렇게 일찍 떠나버렸다. 하지만 4주기가 점점 다가오는 현재까지도, 그는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로듀서 중 한명이었으며, 그의 죽음은 힙합 역사 상 가장 큰 손실 중에 하나임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형적 스타일:

 

딜라의 음악 스타일을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고 보통 내공을 가지고 언급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순수 청자의

입장에서 느껴본 그의 스타일이라면.. 끈적함.. 부드러움.. 몽롱함.. 몽환적임.. 약간의 난해함.. 그리고 때때로 파워풀함.. ㅋ

써놓고 보니 이거 뭐.. 때론 그루비하다가도 어떨 땐 매우 파워풀하며, 때론 감미롭고 때론 아주 달콤하고 포근하기까지 한..

슬럼 빌리지 era로 대표되는 그의 초창기 스타일은 극단적인 여백의 미를 추구하는 듯 딱딱 끊어먹는 비트에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베이스가 특징적이었으며 이런 스타일은 슬럼 빌리지의 fantastic vol. 1이나 bing47에서 발표한 인스트루멘틀 앨범들

에서 현저하다. 또 몽롱하고 몽환적이면서 이따금씩 소울풀하거나 훵키하게 나가는 스타일은 슬럼 빌리지의 fantastic vol. 2

에서 나타나며 그룹 탈퇴 후 솔로로 전향하면서부터는 더더욱 다양해진다. 정규 1집이라고 할 수 있는 웰컴 투 디트로이트에선

재즈와 소울, 보사노바, 그리고 전자음까지 범벅된 하이브리드 스타일이 등장하며 Ruff Draft에서는 철저한 raw함과 언더

그라운드성, 그리고 록적인 느낌도 나타난다. 그의 장인정신은 유작 Donuts에 이르러 최고의 절정을 보여주는데 31개의 샘플

파편들을 유기적으로, 그만의 작가정신과 테마를 가지고 붙여버림으로써 완벽한 문학적 특성을 지닌 힙합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역작을 남기기도 했다. 즉, 요약하자면 초창기에는 심플의 미학이었다면 후기로 가면서 보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소스가 범벅된 느낌이랄까.. (이는 매들립과의 프로젝트 이후 그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종종 비교되는

프리모나 피트 락과의 차별성이라면.. 이 셋 중에 '재지'한 느낌은 의외로 제이 딜라의 음악에선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대로 '소울풀'한 느낌으로는 이 셋 중에 가장 뚜렷하다고 하면 대충 설명이 맞나 모르겠다.

 

발표한 CD:

 

Slum Village [Fantastic Vol. 1] (1997, studio album)

Slum Village [Fantastic, Vol. 2] (2000, studio album)

J-88 [Best Kept Secret] (2000, EP)

Jay Dee aka J Dilla [Welcome 2 Detroit] (2001, studio album)

Jay Dee [The Official Jay Dee Instrumental Series Vol. 1: Unreleased] (2002, instrumental album)

Jay Dee of the Ummah [Vintage: Unreleased Instrumentlas] (2003, instrumental album)

J Dilla [Ruff Draft] (2003, EP)

Jaylib [Champion Sound] (2003, studio album)

J Dilla [Donuts] (2006, studio album)

J Dilla [The Shining] (2006, studio album)

J Dilla [Jay Deelicious: The Delicious Vinyl Years] (2007, compilation)

J Dilla [Jay Love Japan] (2008, EP) 

J Dilla [Jay Stay Paid] (2009, mix album) 

J Dilla [Dillanthology, Vol. 1] (2009, compilation)

J Dilla [Dillanthology, Vol. 2] (2009, compilation)

J Dilla [Dillanthology, Vol. 3] (2009, compilation)

 

음악 듣기:

 

The Pharcyde "Runnin'" (1995)

 

 

 

Slum Village "Keep It on (This Beat)" (1997) 

 

 

 

Common featuring Erykah Badu "The Light" (2000)

 

 

 

Slum Village "Get Dis Money" (2000)

 

 

 

Jay Dee featuring Frank-N-Dank "Pause" (2001)

 

 

 

J Dilla "Nothing Like This" (2003)

 

 

 

Jay Dee of the Ummah "Earl" (2003)

 

 

  

M.E.D. "Push (Instrumental)" (2005)

 

 

 

The Roots "Can't Stop This" (2006)

 

 

 

J Dilla featuring Common "E=MC2" (2006)

 

   

 

J Dilla "Won't Do" (2006)

 

 

  

Akrobatik featuring Talib Kweli "Put Ya Stamp on It" (2008)

 

 

 

Raekwon featuring Inspectah Deck, GZA, Ghostface Killah, & Method Man "House Of Flying Daggers" (2009)

 

 

이제 밑천 거덜났음. 다음 편은 누굴 할지는 좀더 내공을 쌓고나서리. 흐

 

 

 Rest in peace always DILLA.. We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