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TBNY [Masquerade] (2006, GAB/CJ)

tunikut 2008. 12. 22. 01:13

 

"Prosac EP"의 아웃트로에서 타블로가 "티비엔와 더 훨스트 엘피! 투 따우전 뚜리.. 투 따우전 뚜리... 투 따우전 뚜리..."를 외친지 어언 4년만에 드디어 많은 팬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발매된 공식 데뷔 앨범이다. 솔직히 이 앨범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곧 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텐데 좋다는 뉘앙스로 할까, 좀 혹하게 해볼까 생각이 하루에도 적어도 대여섯 번은 바뀐 것 같다. 이건 무슨 마치 속으로는 별로 좋지 않은데 겉으로는 싫다는 말이 채 떨어지지 않는, 왜 그런 느낌이다.

 
나에게 있어서 TBNY라는 존재는 사실 같은 반 친구들인 다듀나 에픽에 비해 한참 처지는 것이다. 이들의 EP를 발매되자마자 이름도 모르는데 우연히 신촌 향음악사 옆을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집어 들어서 들을 당시 '어, 얘네들 무지하게 인디스러운데 왠지 모르게 씨비 매스필이 좀 나네' 정도의 느낌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들에 대한 그런 느낌이 지금도 별로 바뀌지는 않았다.
 
이 앨범을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음악은 끝내주는데 랩이 별로'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대부분의 트랙을 TBNY 직접 스스로 프로듀스하고 있는데 심지어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 "경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 사운드면에선 마음에 쏙 드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Masquerade" 의 우아한 현악기 세션과 "양면성" 도입부의 스크래치훅, "투루먼쇼"의 비장함 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지난 EP에서도 느꼈지만 랩에 있어서는 솔직히 좀 그렇다. 라임이 잘 안맞는다면 메시지라도 잘 들어와야 될텐데 내용의 전달면에서나 형식적 기교면에서 얀키와 톱밥의 랩은 적어도 나라는 청자에게 있어선 실패했다. 오히려 "L.I.E"에서 타블로나 미쓰라의, "차렷!"에서 개코와 최자의, "기도"에서 C-Luv의 목소리가 더 귀에 잘 감긴다면 이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음.. 계속해서 위에 얘기한 것들이 마음에 걸려 이 앨범에 대한 나의 느낌이 좀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이제 이 갈등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그래 솔직히 EP에서의 어그레시브함이나 인디스러움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히든 트랙인 "F.U."(거의 베스트 트랙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에서 그 느낌 을 조금 전해줬고 또 이렇다할 '클래식'은 없더라도 전체적으로 한곡 한곡 마다 떨어지는 곡 역시 없다. 결과적으로 난 이 앨범을 좋아하기로 했다.

 

2006/06/23 (금)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