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사거제곱사 [사람들은 거지를 보지만 거지는 사람들을 본다] (1999, 사거)

tunikut 2008. 12. 21. 12:46

 

현재는 YG Entertainment 소속의 힙합 그룹 45 RPM의 멤버가 이하늘의 친동생인 이현배, 박재진, 그리고 최경욱이다. 바로 이 45 RPM의 전신이 되는 힙합 그룹이 청주 출신의 6인조 그룹 사거제곱사로, 특이하게 6명 모두 엠씨들로만 구성돼있다. (물론 엠씨이면서 각자 프로듀싱을 하기도 한다.) 멤버는 리더격인 차성운(MC CHAS), 이병룡(에시리), 박재진(The Dung Man), 최경욱(MC GR), 이재욱(D.O.G.G.I.E.), 그리고 이복희(보끼리)이다.

 
이 앨범은 이들이 발표한 유일한 작품.. 99년도에 멤버들에 의해 직접 통신 판매된 데모 앨범으로 현재는 존재 자체가 기적인 희귀반 중에 희귀반이 됐다. (솔직히 지금 기억이 나는데 당시 통신 판매할 때 난 이걸 사려고 맴버 중의 한 명의 계좌 에 입금했다가 몇 주가 지나도 씨디가 도착을 안해 당시 핸드폰 통화를 했는데 그 때 멤버 중에 한 명이 "지금, 보너스 트랙을 추가해서 재발매 중"이라는 애매한 대답 만 듣고 결국 CD를 못받았다는 일화도 있다.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솔직히 좀 짜증 이 나려고도 한다. 암튼..)
 
이 앨범에는 사거제곱사라는 이름을 비교적 힙합팬들에게 알리게 된 "재진을 위해"를 포함해 총 13곡이 수록돼 있다. 음악은..? 음, 솔직히 시대적인 정황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당시 99년에는 요새처럼 제대로된 언더그라운드보다는 좀 까대는 분위기가 대세여서인지 앨범은 전 트랙에 걸쳐 뭐 그리 할 욕이 많은지 온통 욕 투성이에 까대 는 분위기이다. 가장 사랑을 받았던 "재진을 위해"는 다소 좀 다른 분위기에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어 앨범의 제일 마지막에 살짝 반전의 효과도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 앨범은 처음부터 주욱 듣기가 상당히 곤욕스럽다. 특히 "실업대란"에서 "얼마나 잘 살아보겠다고 아버지를 짤러 내가 밤길에 칼로 찔러"같은 가사나 "정경사문"에서 "오줌보를 터져죽일 새끼들" 같은 가사들이 앨범 전체적으로 아무런 여과 없이 아주 어둡고 불길한 사운드에 시종일관 계속된다고 생각해보라.. 솔직히 이건 좀 아니다.
 
이들이 이 데모 앨범에서 시류에 영합하는 TV 댄스 스타들을 욕했는데, 45 RPM이 돼서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스타"에서 또 욕하고 심지어는 The Konexion에 수록된 "Boom"에 와서도 역시 TV 스타들을 욕한다. 그렇지만 현재 그들은 상업적 힙합의 발상지인 YG에서 일하고 있다. 글쎄.. 내 개인적으로 앞으로 발전해 나가는 그들을 뭐라고 하기는 싫지만 이들의 모습을 사거제곱사 시절부터 주욱 지켜봐온 나로서는 솔직히 기분이 좀 구린 건 어쩔 수 없다.
 

P.S. Very special thanx to 최정다운님

 

2006/02/18 (토)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