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꾸려온지 햇수로는 어언 9년이다. 벌써.. 내가 레지던트 1년차 때였으니.. 그게 벌써 9년 전이다.
아직 '한국힙합'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김진표 1집 발매 즈음을 기점으로 한 지인형의 권유로 한국흑인음악씨디들을
모으면서 그것들을 힙합플레야 개인 미니홈피에 갤러리식으로 전시해오다가, 아주 우연히! 그게 어떤 자리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버스나 택시 안에서 들리던 라디오에서였는지.. 누군가가 라디오 인터뷰 중에 '블로그'라는 새로운
인터넷 문화가 생겼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당시 최고의 일종의 SNS 였던)에서의 interactive한 문화보다는 보다 정적이고
자신의 문화적 취향이나 자신만의 공간 안에서 무언가를 표현해볼 수 있다는 것이라는 그 아주 짤막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블로그'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 마치 홈페이지처럼 내 공간을 하나 만들고 여기에 내가 수집하는 것들, 내가
쓰고 싶은 글을을 끄적여보자'라는 생각으로 Tunikut's Cultural Paradise라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유치하고 어법에도 잘
맞지 않으며 늬앙스도 이상한 이름의 블로그가 탄생한 거다. (Paradise라는 단어의 선택은 Earth, Wind, & Fire의 "Boogie
Wonderland"에서의 원더랜드에서 착안해서 붙인 단어다.) '한국흑인음악 음반들을 집대성해보자! 마치 박물관같은 갤러리를
만들어보자!'라는 모토 하에 미친 듯이 관련 음반들을 수집했고 힙합플레야 미니홈피에서 시작한 그 갤러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블로그가 바로 이곳이다. 처음에는 'korean black music collection', 'favorite movies','notes'
이렇게 세 메뉴밖에 없었다. 전공의 1년차 당직 시절.. 피곤한 몸과 마음이었지만 당직실 창가를 뒤로 한 컴퓨터 앞에서
틈틈히 기분 전환을 하면서 영화 한편, 앨범 하나 하나 그렇게 끄적여 갔다.
한 때는 내 블로그에도 사람들 발길이 매우 많았다. 최고일 때는 하루에 몇만명씩 왔었으니까. 그 시점이 아마도..?
영화 "라따뚜이" 포스팅이 다음 메인 메뉴에 올라오고, '올해의 블로그 베스트 몇' 뭐 그런 거에 올라온 시점이었을 거다.
또하나 나도 엄청 놀랐던 것은 가수 우진희씨의 데뷔 앨범 포스팅에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던 기억도 무척 재미있었다.
한 2년 정도 긴 공백을 가지고 난 뒤라 요새는 내 블로그에 방문자수는 거의 없고 댓글도 없다. 그래서 솔직히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난 항상 그 자리에, 항상 이 자리에서 이렇게 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다. 난 전혀 변한 게 없으니까 말이다.
이 쯤에서 '블로그'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보자. 나도 블로거이지만 내가 가장 한심하게 생각하는 블로깅 중에 하나
가 '상업적' 블로그이고, 그 다음으로는 블로그들 통해 마치 SNS에서 처럼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하고, 사람들의 방문과
사람들의 댓글을 구걸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블로그는 그런 곳이 아닌데 말이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돈을 벌거나 물건을 사고
팔거나, 그런 개념은 적어도 내가 아는 블로그는 아니다.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써서 물론 많은 이들이 봐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하면 당연히 기분 좋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덤'이라고 생각하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 블로그에 내가
쓰는 글들은 절대 '보여주기 위해' 쓰는 글들이 아니다.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쓰고, 그걸 내가 또 읽기 위해서다. 그래서 난 가끔씩
내 블로그의 글들을 '내가' 읽는다. 그러면서 '아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지.. 이 영화는 그때 참 그랬지.. 내가 지금까지 이런 이런
앨범들을 리뷰했었구나..' 이런다. 이게 내가 블로그를 대하는 자세고, 가장 기본적인 '블로그'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에이, 방문자도 없고 댓글도 없으니까 괜치 열폭해서 자기 합리화하는 구나?'뭐 이렇게 생각해도 좋다. 뭐 그런 부분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난 9년 동안 블로그를 꾸려오면서 절대 변하지 않았던, 그 라디오에서 들었던 짤막한 인터뷰 내용이
내게 안겨줬던, 그 '블로그'라는 것의 개념은 변함이 없다.)
Fat Jon의 음악들을 듣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이다. 그의 음악에 대한 느낌들을 써내려가다가 다시 지워버렸다. 나중에 HipHopLE에
기고할 것으로 생각되는 "Rapture Kontrolle" 앨범 리뷰 때 자세히 쓰도록 하겠다.
오늘은 이만. 영화 보러 가자. 후안 까를로스 후레스나딜로 감독의 "Intruders". 이 영화가 내일이나 모레쯤 이 블로그에 올라온다면
난 영화에 만족한 거고, 아무 얘기 없으면 영화 별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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