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The Quiett [Music] (2005, Soul Company)

tunikut 2008. 12. 21. 03:51

 

대학 시절 록큰롤팬이었던 내 친구가 데쓰 메탈에서 우워어어어 듣는 거랑 힙합에서 랩 듣는 게 무슨 차이냐고 멜로디 없긴 마찬가지라고 한 말 이 갑자기 생각나는데 솔직히 랩음악이란 걸 전혀 음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 똑같이 들릴 것이고 '좋을 수'가 있냐고 되물을 것 이다. 하지만 분명히 힙합 음악에도 좋은 음악과 구린 음악은 당연히 있다. 우리가 명반을 들을 때에는 절대로 지루해질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수록곡 수가 많아도 짧게 느껴지고 곡 수가 적으면 순식간에 앨범이 끝나 버리는 것 같은 감질맛을 느낄 것이다. Nas의 "Illmatic"이 그랬고 Jay-Z의 "Blueprint"가 그랬고 Common의 "Be"가 그랬다.
 
대한민국 힙합 음악을 조금만 듣는다는 사람치고 이 앨범을 모르는 이는 없다. The Quiett AKA Shinista (AKA 덕화 AKA 콰사마 AKA 신동갑)의 음악적 역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내 추측에 아직 그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차근차근히 내 진가를 보여줄께'라고 청자들에게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발매될 Q Train부터 그의 음악에 대한 기대가 참 큰 게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청자들의 심정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콰이엇 당사자도 많이 느낄 것이다.)
 
이 앨범은 그의 공식적인 데뷔 앨범으로서 자제 안하고 감정 실어 표현하자면 '오방개작살고품격명품아우진짜깔쌈장난아닌힙합'이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Introduction", 화나와 함께한 "커다란 실수", 앨범의 대 표곡인 팔로알토와의 콜라보 "상자 속 젊음", "위대한 순간", 럭셔리 인스트루멘틀 "Take The Q Train", 투스텝필마저 느껴지는 "Get Down" 등 전혀 버릴 곡이 없다.
 

보라. 이른 새벽 아침에 밤새 내린 빗방을이 가득 담긴 그릇을 바위 위에 얹어 놓고 깨끗히 목욕을 한 후 정결한 마음 가짐으로 이 앨범을 들어라. 진정한 클래식이란 건 이런 것이다.

 

2006/01/19 (목)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