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까지 트위러에서 어제 오늘 조금 지랄을 좀 해봤는데, 하고 싶은 말들이 참 많다. 올해는 3대 빅네임들의 힙합 앨범이 모두 나왔는데, yeezus, mchg, 그리고 mmlp2가 그것이다. mchg만 빼고 전부 리뷰도 썼다. 일단 기본적으로 난 이 세 앨범 모두를 좋아한다. 근데 내 기본 입장이 조금 다른 부분은, yeezus가 '그렇게까지' 뛰어난 앨범이냐고 의문을 가지는 것이고, mchg가 어째서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문이 있다는 것이고, mmlp2가 생각보다 무척 저평가되고 있는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mmlp2는 개취가 조금 반영이 된 건 솔직히 고백한다.) 얼마전 트위러에 썼지만 mmlp2는 전교 1등하는 애고, mchg는 전교 2등, 그리고 yeezus는 전교 3등 하는 애다. 1등하고 2등은 그야말로 진짜 '공부 잘하는 애들'이다. 정통파식으로 공부해서 제대로 머리 좋은 놈들이다. 근데 3등은 좀 다르다. 얘는 물론 공부를 되게 잘하지만 일단 특이하고 옷도 좀 독특하게 입고, 유머감각도 있고 약간 날라리스런 면이 있는 놈이다. 담배도 피운다. 그러다보니 전교에 대다수의 애들은 이 3등하는 애를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공부도 끼깔나게 잘하면서 놀줄도 안다고.. 멋진 놈이라고.. 근데 말이다. 정작 1등하고 2등 하는 그 두 친구는 이 3등을 별로 높게 보지 않는다. 그리고 진짜로 좀 논다는 일진이나 그 똘마니 나부랭이들 눈에는 이 3등도 그저 그런 범생일 뿐이다. '어설프게 노는' 흉내만 내는 거지, 진짜로는 놀지 못한다.
yeezus - '좋은' 앨범이다. '창의적'인 앨범이다. '괴작'이다. 리스너와 평단 모두에 fuck you를 날리는 통쾌한 앨범이다. 하지만 '클래식'일까? 칸예는 마치 miles davis와도 같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기 보다는 예리한 감각으로 트렌드를 읽을 줄 알고, 얼른 다른 누가 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 트렌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발표한다. yeezus에 담겨 있는 음악들은 이미 그 동안 여기저기에 다 있는 것들이다. 즉, 다른 말로, yeezus에 재미를 느낀다면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재미가 있는 다른 음악들을 몇개 꼽아볼 수 있고 실제로 이 다른 음악들이 '더 잼있다.' 다시 말해, '그 재미'를 느끼기 위해 '굳이 yeezus를' 꺼내 듣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황당하게 뒤통수 때리고 어벙한 사운드로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음악이 yeezus다. '특이하고, 엉뚱하고, 신선하고, 흥미로운' 앨범이다. 하지만! 이 앨범이 그렇게 '위대한' 앨범인가? 그렇다면 2010년에 pitchfork에서 2.6점 받은 Liz Phair의 [Funstyle]도 클래식 대접을 받아야 한다. 짧은 곡수, 황당하고 어벙한 구성과 사운드, 제대로 광기어린 도발, 그리고 자신의 원래의 오리지널리티가 약간 담긴 곡. 똑같지 않나?
mchg - 딱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awesome'한 앨범이다. 그간 제이지가 발표한 앨범들과는 완전히 틀을 달리하고 있으며, '예술'이라는 한가지 테마로 앨범 전체를 이끌어간 뚜렷한 컨셉도 놀랍다. 그 '예술'이라는 컨셉을 앨범 내내 잃지 않고 그 안에서 메타포를 달리하며 서로 약간씩 다른 메시지를 줬다는 점도 놀랍고, 심지어 그간 제이지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conscious'한 앨범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종 문제 등등 시사-정치적 메세지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운드 역시 놀랍기 그지 없는데 혹자는 팀보 특유의 개성이 나타난 트렌디한 사운드라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전혀 아니올시다이고, 오히려 마치 지금 시대에 굉장히 ridiculous하게도 '먹통'스럽다. 심지어 우탱 사운드가 연상될 정도로 정박으로 쿵쿵 내려찍는 드럼과 짧은 샘플 조각을 무한 반복시키는 것 등.. 이게 (내가 싫어하는 표현이지만 많은 이들이 말하는) 먹통 아닌가? 앨범을 들으면서 난 오히려 요새 나온 그 어떤 언더그라운드 하드코어 힙합 앨범들 보다도 미친 붐뱁의 그루브에 목을 가만두지 못했다.
mmlp2 - 리뷰를 워낙 길게 썼고, 또 후일담까지 본 블로그에 썼기 때문에 긴 말은 자제한다. 딱 한마디로 나한테는 '풍선껌' 내지는 '바나나 우유' 같은 앨범이다. 이 두 음식이 주는 느낌이 무엇인가? 왠지 어린 시절 달콤했던 군것질, 그리고 지금 와서도 동심이 느껴지는 군것질, 그리고 언제 마셔도 포근한 느낌을 주는 우유. 뭐 그런 느낌 아닌가? 사실은, 이 앨범은 난 별 4개반을 줬지만, 객관적으로는 '별 4개'가 맞다. 당연히 '클래식' 앨범은 아니지만, 언더그라운드 시절부터 에미넴을 봐온 그 '향수'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이 주는 '사랑스러움'을 거부하긴 무척 힘들다. 좀 무례한 비유일 수도 있지만, 음악을 듣는 수준을 1단계, 2단계, 3단계로 레벨을 나눈다면, 1단계로 듣는 사람들은 이 앨범을 좋아한다. 근데 거기서 더 심화해서 2단계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이 앨범을 싫어한다. 근데 그 단계에서 다 나아가 3단계에 다다른 사람들은 다시 이 앨범을 좋아한다. (참고로, yeezus는 뒤집어 생각하면 된다.)
모두들 Merr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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