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변화를 꾀해야 되는데 너무 정체돼 있다. 실존인간 박범수도 얼터에고 tunikut도. 내 삶도. 이 블로그도.
공부는 해야되는데 손에 도저히 안잡힌다. 벌써 잊었나. 벌써 나태해진건가. 그래 열심히 달려온 건 기특하다.
열심히 달려온 노력을 치하하려고 하는 심리는 알겠다만. 이제 슬슬 또 발동을 걸어야 하는데 나태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한달 동안 네편씩의 리뷰를 작성하고 있으니 처음엔 즐거웠지만 내 분명한 소관은 tunikut이 인간 박범수
를 압도해버리면 안된다는 것. tunikut은 어디까지나 온라인에서 존재하는 인물. 바깥세상에서의 tunikut은 없다.
이미 실생활에 나타나는 순간 tunikut은 사멸해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 아. 그렇다고 내가 이 둘을 완벽하게 해리
시키는 건 아니다. 완벽하게 해리시키면 정신 장애일 테지. 그냥 loosely dissociated 정도로 이해해주길.
일을 처리하고 났는데 마음이 너무 그랬다. 무언가에 지치고 치이는 느낌. 돌아오는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니 jay-z와 kanye의 목소리가 나왔다. 난 이 둘의 팬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이 둘의 목소리가 어쩌면
그렇게 사람 심리를 soothing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지. 속으로 외친다. 아 그래, 고마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건 역시 음악이구나. 하지만 be careful. 음악에 빠져 현실을 무시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새벽 3시에 술취한 취객들에 한데 섞여서 술냄새 담배냄새 역한 안주냄새 가득한 곳에서 술을
마신다. 술취한 군상들은 성별연령을 가리지 않고 부여잡고 울고불고 욕하고 신세한탄하고 온갖 난리를 다 친다.
대체 언제들 집에 들어갈 건가. 싫다 이 분위기. 술을 더 먹자고 조른다. 그리고 또 어딘가로 가려고 한다. 나는 이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강의실에서 강의하던 말끔한 모습의 젊은 교수님이 생각났다. 그 교수님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그 교수님의 삶과 같은 곳에서 내 인생을 누리고 싶었다. 이 어둡고 발전없는 분위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벗어나고 싶었다. 보다 밝은 화이트칼라의 세계로 몸을 담그고 싶었다. 하지만 그 곳
역시 이 곳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12/01: Kanye West & G.O.O.D. Music - GOOD Fridays
12/02: Kanye West & G.O.O.D. Music - GOOD Fridays
12/03: Kanye West & G.O.O.D. Music - GOOD Fridays
Little Vic - Man on Fire
12/06: Little Vic - Man on Fire
12/07: Little Vic - Man on Fire
12/08: No Sleep Recordings - Sampler Vol. 1: Past, Present, And Future
12/09: Nicki Minaj - Playtime Is Over
12/10: No Sleep Recordings - Sampler Vol. 1: Past, Present, And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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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Pat Metheny & Anna Maria Jopek - Upoje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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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Pat Metheny & Anna Maria Jopek - Upoje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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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Teenage Fanclub - Grand P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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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Diana Krall - Christmas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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