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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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ye] (2018, Getting Out Our Dreams/Def Jam)

tunikut 2021. 4. 29. 11:10

 

 

칸예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유일하게 본인이 앓고 있는 정신장애를 과감하게 정면으로 드러내놓고 그걸 아예 테마로 만든 앨범.

'너를 죽이든지 (조)' '나를 죽이든지 (울)' 같이 양극성 장애의 기본 테마로 (영문학적으로 이런 걸 hook이라고 한다고 함) 도입부에서 청자의 주위를 딱 집중시켜놓고 시작하다가 야익스로 가면 완전 매닉해져서 아 야 씨밯 그니까 나 건들지마 다 좆되는 수가 있어 뭐 이게 그니까 니들 말하는 바이폴라라고 그래서 뭠마 (이 지점 좀 웃김) 이러다가 난 슈퍼히어로다 으야아아아악~~~ 이렇게 지랄발광도 좀 보여주는 게 전반부라면,

우든 리브부터 사람 가슴을 흔들어놓기 시작하는데 결국 이혼 단계로 접어든 지금 상황을 생각해보면 좀 마음이 아프지만 노예제는 선택이었어 발언이후 킴과 부부싸움하는 광경을 단 한두라인만으로 정말 킴이 바닥에 울면서 꺼꾸러져서 숨을 헐떡거리는 장면이 보이는 것처럼 하는데 아내 있는 남편으로서 이거 듣고 있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냔 말이다! 게다가 파리넥스트도어 가사봐라.. 손목에서 아름다운 나비를 떠나보낸다고.. 으아아아앙 ㅠㅠㅠㅠ 게다가 결정타로 끝에서 남자 잘못 만나서 고생하는 여러 아내들.. 당신들을 위한 노래야.. 하고 끝내는 데서 또 으아아아앙 ㅠㅠㅠㅠㅠ 그리고 거기에 또 모자라서 마지막에 신디사이져음 뿅~ 하고 한번 여운 남기며 끝내버리는데 결국 또 으아아아아아아아앙ㅠㅠㅠㅠㅠㅠ..

눈물을 좀 닦으니 찰리 윌슨이 다음곡 노 미스테익스에서 실수 하지 많아 아직도 널 사랑해 하면서 토닥여준다. 힘을 얻는다. 그래 기운 내자.

그러다보면 역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곡 고스트 타운과 바이얼런트 크라임즈가 앨범의 종반부로 나를 이끄는데 이건 마치 자 거기까지 하셨으면 이제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하는 느낌.

염소가 음메~~~ 하는 소리인지 헷갈리는 킫 커디의 i've been trying~~~이 평생 머리속에 잊혀지지 않는 gt는 같이 우울증 증상을 앓고 있는 둘이서 그걸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시작부에 갑자기 촤좌좡~~! 하는 부분에서 진짜 가슴이 웅장해지면서 막 큰 오케스트라홀에서 청중들을 비라보는, 아니면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에 있는 큰 산에서 예수님상을 등지고 저 대지 위의 사람들을 보면서 양팔을 벌리고 웅장한 표정을 짓는 것 같은 착란을 일으키게 된다. 커디의 염소 보컬 다음에 이어지는 상큼찰랑하다못해 이쁘기까지한 칸예의 보컬이 언젠가는 우리 다 이겨낼 거야라고 희망을 안겨주더니 젠장 결국 종국에서 070의 씩씩한 보컬이 더욱 기를 팍팍 넣어주는데 거기에 불꽃놀이 소리까지 나면서 안그래도 커디랑 칸예가 키즈 씨 고스트 애들 테마를 가지고 있는데 막 절망속에서 다시 찾은 희망과 (마치 에반게리온에서 아스카가 2호기 안에서 엄마의 모습을 느끼고 그래! 이거야! 엄마!! 하는 광경) 막 고조되는 그 느낌에 빠지면 맨정신에 들을 수가 없어서 괜시리 맥주를 찾게 된다. Gt는 안주곡이다. 근데 또 그것도 모자라서 070 가사 보면 아니 무슨 아직도 피가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스렌지에 손을 올린다니 (그러면 타지 피가 나냐마는) 여기서 나인 인치 네일스의 hurt 가사가 오버랩되면서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이 gt도 미치겠는데 다음곡 vc에선 사람을 결국 또 울어버리게 만드는데 이 곡 개썅명곡인게 karma를 다루면서 결국 우리가 어렸을 때 밤길 돌아다니면서 온갖 나쁜짓을 다 저지르고 다녔으면서 딸을 낳으면 갑자기 사람이 바뀌어서 그 딸이 정말 세상 아름다운 것만 보고 자랐으면 하게 바뀌는 걸 보여주는데 결국엔 그 딸이 나같이 미친놈을 만나면 또 어떻게 될까하는 뭐 그런 불안심리도 보려주는데, 소싯적 밤거리에서 술쳐먹고 개지랄좀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얘긴데 그러다가 커서 딸을 갖고 키우는 아빠들을 향해 그건 다 하룻밤의 이야기같은 거였고, 그 아빠들에게 지금 이런 영광의 모습들을 보여줘서 고맙고, 또 동시에 그 '밤거리의 영웅들'에게 고맙다니! ㅠㅠ 고맙다니! ㅠㅠ 아니 그런 데 여기다가 "그래 너 밤새 울고 싶은 거 알아"라는 말을 하다니..ㅠㅠ 진짜 소주 한병 까고 밤새 옛날에 했던 나쁜 짓들 돌이켜보면서 밤새 울고 싶다 씨.

고맙다. 나보다 3일 어린 동생 칸예. 우린 살아남을 거야.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