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tunikut's prejudice

Sunday Service Choir [Jesus Is Born] (2019, INC)

tunikut 2020. 12. 25. 17:06

 

2020년이 이 세상의 대부분의 지구인들에게 최악의 해로 통하지만 나에게는 2019년에 비하면 러블리하다고도 할 수 있을 (오해 없기를 그만큼 2019년은 나에게 개좆같은 해였다는 것) 해였는데 그 개좆같음 중에서도 작년의 크리스마스 교통사고 덕택에 내 생애에서 손꼽을 최악의 성탄절이었다는 건데 아 진짜 그 죠지아행 패밀리 트립 중에 발매되었을 이 선데이 설비스 콰이어의 예수님 태어나시는 앨범을 가뜩이나 설레고 행복한 가족여행 중에 덧붙여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들으려고 했던 내 계획을 다 망친 그 테네시 개새끼들이라는 것. 남부 여행 안가 씨발.

유투브에선 완전 생노말이지만 블로그 펜만 들면 돌변하는 문체이지만 (다들 아시죠? 컨셉! ^^), 나름 모범 기독교인이라 할수는 없어도 '믿음'면에서는 이 세상 어떤 크리스찬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왜냐면 난 '직접' 성령 체험을 했기에)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은 나 역시도 아주아주 즐겁게 들었다는 거.

뭐 이 앨범의 최대의 장점이라면 그 '라이브감'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실제 라이브로 녹음됐는지는 모르지만 새삼 들을 때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끄는 밴드 리더의 상호작용, 박수소리, 잡담, 그리고 적재적소에 터져 나오는 라이브 반주는 이 앨범을 특징지어주는 아주 중요한 매력 포인트라 할수 있겠다. 진짜 바로 귀옆에서 터져 나오는 것 같은 revelations 19:1의 그 "빵" 브라스 연주와 rain, father stretch, 그리고 faith 같은 곡에서의 터져나오는 그 "생드럼"을 들어보면 말 다했다. Count your blessings의 파아노, rain의 트럼펫/스트링 기타, sunshine에서의 베이스/올갠 사운드 등 때론 jazzy (자지가 아니다)하기도 하고 때론 soulful한 연주들은 그 밖에도 열거하자면 많다.

일단 대부분의 곡들이 기존 가스펠 스탠다드 넘버들의 커버인 가운데 아무래도 우리 같은 힙합팬들이라면 (솔직히 이 앨범이 칸예 웨스트와 아무 상관 없었다면 우리가 과연 이렇게 열심히 들었을거며 내가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끄적거리고 있겄겠냐고 물을 수 있듯이) 자연스레 칸예 웨스트의 그림자을 좆을 것이고 칸예의 목소리가 전혀 안나오는 이 앨범에 혹시 섭섭함을 느끼신 분이 있을지 모르나 오히려 그래서 개인적으론 이 앨범이 스탠드얼론 걸작으로 느껴지는데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TLOP 앨범에서 가져온 트랙들 써치 애즈 father stretch, faith, 글고 ultralight beam 같은 곡들에서 어쩔수 없이 이 앨범이 녹음되는 동안 스튜디오 구석탱이에서 팔짱 끼고 졸고 있었을 칸예의 모습이 떠오르는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jesus is king (유투브 비디오 많은 시청 바래요! www.youtube.com/watch?v=Cg_H0KUZ4xM) 수록곡 selah와 겹치는 revelation 19:1는 개인적으로 언제 들어도 감동 그 자체인데 원체 원곡이 개사기적으로 좋다보니 묻어가는 감이 없진 않으나 거기에 앞서 언급했듯 적절한 라이브 브라스와 드럼을 얹혀 진짜 말그대로 듣고 천국가게 하는 대단한 곡이라 할수 있겠다.

칸예 웨스트의 입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또 다른 특징은 여전히 (고맙게도 한때 내 주전공이었던) 시카고 하우스의 appreciation이라는 건데 TLOP 앨범에서 이미 자세히 다륐던 (이 블로그 TLOP 리뷰 참조 blog.daum.net/tunikut/1377) fade를 각색한 faith도 재밌지만 아 씨발 (욕 안하려고 해도 이렇게밖에 달리 강조할 길이 없기에 흙) 세상에 내가 음낭의 midline raphe가 찢어질 듯이 사랑하는 시카고 하우스 클래식 싱글인 Aly-Us의 follow me의 전주를 듣는 순간 진짜 raphe가 찢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orchiectomy되는 줄 알았다는 후담이다. 이곡 외도 역시나 댄서블한 that's how the good lord works는 덤.

그 외 이런 사운드적인 거 말고 오롯이 합창단 자체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집중하고 싶다면 lift up your voices와 paradise를 추천하고 싶다. 듣고 모두 구원 받자. 아멘!

뭐 암튼 그래서 얼마전 유투브에 jesus is king 올리고 이렇게 성탄절 전날밤에 그 형제 앨범 jesus is born에 대해 좀 써봤다. 칸예 웨스트와 선데이 서비스의 라이브를 유투브 등에서 보신 분은 이시겠지만 사실 이 두 앨범은 같이 합쳐져서 완성이 되는 게 맞는 것 같고, 굳이 칸예 웨스트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서도 굉장히 잘 뽑힌 블랙 가스펠 라이브 앨범이라 할 만하다.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