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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Boyle [Slumdog Millionaire] (2008)

tunikut 2010. 9. 24. 10:47

 

어젯밤에 추석특집 TV 영화로 이걸 본게 아니고 쿡티비에서 이게 무료 채널로 바뀌었길래 그냥 켜서 봤는데 우연히

그 시간대에 공중파에서 이걸 해준 거다. 버드 아이스 한병 마시면서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 이 얘길 왜하지.

 

내가 대니 보일 감독 영화들 중에서 유일하게 실망한 영화가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밀리언즈"였다. 근데 제목

도 유사하기도 했지만 그 "밀리언즈" 영화에서 뭔가 아리송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거를 좀더 탄탄한 각본과 연출을 통해

보여준 작품이 이게 아닐까. 물론 대니 보일 감독에게서 "샬로우 그레이브-트레인스포팅" 시절의 재현을 완벽하게

기대하기는 힘들다치더라도 내 생각에 이 영화를 통해 "비치-어라이프레스오디너리" 시절에 들었던 욕을 어느정도는

말끔하게 씻었지싶다. 영화는 '예상대로' 정말 좋았다. 감독 특유의 몽롱한 분위기에 섞인 댄스비트도 여전했고 트레인

스포팅에서 봤던 정신없는 카메라워크도 좋았다. 인도 역사의 어두운 현실을 말하면서도 따뜻한 우애와 사랑이 존재

하고 거기에 퀴즈쇼라는 박진감과 오락성까지 가미해서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버무려놨는데 그 요소들이 우왕좌왕

신파로 갔다 리얼리티드라마로 갔다 오락으로 갔다 그런 게 아니고, 그것들 사이에 절묘하게 개연성을 부과시켜서

절묘한 구성으로 alignment시킨 감독의 역량에 그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반전 영화에 익숙한 요즘 뒤통수 후려지는

반전이나 그런 거 없이 그저 따뜻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은 것도 참 맘에 든다. 물론 비극도 있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