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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 & Damian Marley [Distant Relatives] (2010, Sony/Island Def Jam)

tunikut 2010. 8. 13. 09:43

 

01.    As We Enter

02.    Tribes At War (featuring K’Naan)

03.    Strong Will Continue

04.    Leaders (featuring Stephen Marley)

05.    Friends

06.    Count Your Blessings

07.    Dispear

08.    Land Of Promise (featuring Dennis Brown)

09.    Is His Own Words (featuring Stephen Marley)

10.    Nah Mean

11.    Patience

12.    My Generation (featuring Lil Wayne)

13.    Africa Must Wake Up (featuring K’Naan)

 

 

 

 

 

  최대한 간결하게 쓸 거예요. 이 앨범을 듣고는 너무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서 그걸 지면에 다 옮기자면 거의 한편의 수필이 될 것 같아서 읽는 사람도 힘들고 쓰는 사람도 벅찰 것 같아서 말이죠. 그렇지만 리뷰가 너무 허접해도 안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준을 지키면서 간결하게 쓰려니 참 힘드네요. 논술 시험 다시 보는 느낌?

 

  Still don't know who Nas really is?

 

  요 몇년간 나스의 행보와 결과물들을 보면 이제 드디어 완전하게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정립한 느낌입니다. 우리는 나스가 "Illmatic"이라는 클래식 앨범으로 데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I Am" "Nastradamus"를 거치면서 적잖은 혹평을 들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Stillmatic"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고 이어지는 앨범들을 통해 현재의 그가 됐다는 것도 잘 알죠. 요는 나스라는 인물 자체가 제이지나 칸예 웨스트처럼 비즈니스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완전 언더그라운드의 퓨어한 에너지 그 자체에서 만들어진 앨범이 "Illmatic"이었지만 너무 내성적이고 수줍기만 했던 그에게 좀더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하라고 Trackmasters를 붙여 제작한 앨범이 "It Was Written"이었고 이후 Puff Daddy, Timbaland 등과 작업하면서 '상업'적인 캐릭터로의 진일보를 (그게 나스 자의였든 타의였든간에) 추진했기 때문에 그 결과물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그의 팬들로부터 selling out으로 평가받게 됐다는 거죠. 솔직히 Ginuwine과 함께 블링블링 사운드에 여자들 엉덩이 살랑살랑 흔들던 "You Owe Me"L.E.S.의 미칠 듯이 쫀득거리는 훵키한 비트에 중독성 강한 훅이 있었던 "Nastradamus"는 대단히 훌륭한 곡이었지만 나스의 이미지와는 너무 괴리감이 컸죠. 그게 문제였어요. (제발 Nastradamus를 까려면 철저하게 들어보고 까세요. 절대 대충 만든 앨범 아니거든요.) 결국 그랬던 그가 "Stillmatic"과 함께 다시금 자아를 성찰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일매릭 시절의 가사들과 진중한 사운드로 돌아오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은 점차 진보하고 더욱 심화되죠. "Street's Disciple"에서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보다 깊은 회고와 고찰, 그리고 현실에 대한 비판이 뒤섞이면서 결국 그 고민은 퇴색해가는 힙합씬을 걱정했던 "Hip Hop Is Dead" '아프로-어메리칸'이라는 인종에 대해 강박적으로 파고들었던 "Untitled"까지 이어져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2010년 그는 "Distant Relatives"라는 초대박 프로젝트를 완성하기에 이른 거죠. 이제 진짜 편하게, 자기 자신의 캐릭터에 맞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절대 제발 플리즈 Jay-Z Nas를 더 이상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Distant Relatives

 

  Nas Damian Marley를 만나 서로 합작을 이룬 이 앨범 Distant Relatives의 컨셉은 매우 심플한 한가지 명제에서 출발합니다. 이 세상의 시작은 이집트의 나일강을 기원으로 해서, 유럽 문명이 그리스에서 시작됐지만 바로 그 그리스 문명이 아프리카에서 발상됐다는 가설을 모티브로 해서 "흑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찾고 각성을 촉구하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 세상 모두 형제다"라는 두가지 메세지를 담고 있죠. "Tribes At War", "Leaders", "In His Own Words", "Nah Mean", "Patience"에서 현실의 각성을 촉구하고 "Strong Will Continue", "Count Your Blessings", "My Generation"에서 희망을 북돋워주며, "Land Of Promise"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자부심을 찾고 나면 "Africa Must Wake Up"에서 이 모든 메세지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메세지들은 미국 본토의 청자들에게 Damian Marley 보다는 Nas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으로 생각되며 가사 잘쓰기로 유명한 그지만 이 앨범의 몇몇 곡들에서는 그냥 아예 '작가'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심오하고 문학적이고 철학적입니다.  

 

  한편! 이 앨범 전체를 휘감고 있는 사운드는 Damian Marley의 몫입니다. 아버지 Bob Marley를 필두로 "무슨무슨 말리"라는 이름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들어봤습니까. 바로 그 위대한 음악적 토양에서 자란 Damian Marley는 기대했던 대로 이 앨범에서 무서울 정도의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Nah Mean", "My Generations"의 힙합과, "Leaders", "Friends", "Land Of Promise"의 레게가 공존하고 있으며 "As We Enter"의 업템포 아프로-훵크와 "Patience", "Africa Must Wake Up"의 소울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 뿐입니까. "Strong Will Continue"의 일렉트릭 록과 "Count Your Blessings", "In His Own Words"의 어쿠스틱 팝이 공존하고 있으며 "Nah Mean"에서는 아프로-큐반 재즈를, "Africa Must Wake Up"의 말미에서는 블루스 기타 솔로를 삽입해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앨범 한장에 '모든 종류의 흑인 음악'이 다 들어있다는 건데 그게 뒤죽박죽 비빔밥처럼 정신없이 믹스돼 있는 게 아니라 강약 완급 조절을 분명히 하면서 앨범 전체의 컨셉에 맞게, 청자의 귀를 힘들지 않게 맞춰주면서 농축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고 바로 그 점이 이 앨범을 높게 평가하는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완전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어떻게 돌려놓고 봐도 완벽하다는 의미겠죠. 바로 이 앨범이 그런 "완전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할말 많고 할말 잘하는 Nas라는 lyricist, 음악적 역량 많고 음악 잘하는 Damian Marley라는 musician과 만나 완전체를 이룹니다. 힙합과 레게가 만나 완전체를 이루고, 훵크와 소울이 만나 완전체를 이루고, 재즈와 블루스가 만나 완전체를 이룹니다. 그리고 지금 열거한 이 모든 요소가 한 장소에서 약속이나 한듯 정확하게 맞물려 "찰카닥" 소리를 내며 완벽한 모양의 '완전체'를 이루었습니다. 그게 바로 이 앨범 "Distant Relatives"입니다.

 

 

* 오리지날리 포스티드 온: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91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