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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 넵튠스? 더리 싸우스?
tunikut
2008. 12. 26. 15:41
한창 Squarepusher와 Photek, Coldcut, Spring Heel Jack을 들으면서 드럼앤베이스를 논하던 당시
미국에서 Missy Elliott의 데뷔 앨범이 나왔는데 프로듀서가 팀벌랜드였다. 추구주구작짝 쪼개지는
비트를 힙합의 브레익비트에 접목시키면서 '이게 드럼앤베이스다'라고 홍보를 많이 했었는데 정작
당시 일렉트로니카팬이었던 난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홍대 앞 퍼플레코드에서 Timbaland의
"Tim's Bio"를 집어들었다가 돈낭비인 것 같아서 내려놓고 집에 왔다. 근데 그런 그가 현 미국 메인
스트림 힙합/알앤비씬에서 몰라줘서는 절대 안되는 사람이 됐다.
99년도에 Kelis의 데뷔 앨범 "Kaleidoscope"이 나왔다. 잘 알려진 사실이다시피 켈리스의
데뷔 앨범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더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댄스뮤직만 한창 듣던
나는 Muzik지를 읽다가 유럽씬의 그녀에 대한 무한한 찬사를 알게됐고 그 데뷔 앨범을 사서
들었다. 데뷔 앨범의 전반적인 프로듀스를 담당한 팀은 (당시로서는 이름도 안알려졌던)
채드 휴고와 패럴 윌리암스로 구성된 넵튠스라는 프로듀싱 팀이었다. 모두들 이 넵튠스라는 팀
은 21세기에 한딱가리할 프로듀서들이라고 내다봤다. 나와 내 친구도 넵튠스를 주목했다.
결국 지금 이들은 미국 메인스트림 음악씬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가 됐다.
내 친구와 내가 대학 시절 호프집에서 맥주를 들이키며 맨날 얘기하던 게 커먼과 루츠, 그리고
ATCQ였다. 우린 이들의 힙합만이 최고인 줄 알았고 이들의 앨범을 사지 않으면 골빈 힙합팬
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당연히 그 친구와 내가 가장 경멸하던 힙합씬의 페르소나가 누구였을까?
바로 Master P였다. 그리고 그의 Cash Money 사단.. 우린 이런 것도 '힙합'이냐를 떠나서
이런 것도 '음악'이냐.. 이러면서 이들을 조롱했다. Juvenile 뭐 이런 앨범들.. 쳇 옆 집 개나
주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일련의 음악들은 '더리 싸우스'라는 이름을 걸고 현재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씬에서 가장 중요한 스타일이 됐다.
난 팀벌랜드의 앨범 한장 없다. 넵튠스나 NERD의 앨범도 한장 없다. 더리 싸우스? 고작해야
아웃캐스트 앨범 몇장이 다다. 왜냐고? 취향에 안맞으니까. 넵튠스/팀벌랜드/더리싸우스를 모르고
현 힙합씬을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 이들의 음악을 모르고는 다이나믹 듀오의 4집을 평가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난 현재의 힙합을 모르는 사람이다. 난 뭘까.
2008/09/19 (금)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