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ford Marsalis의 Trio Jeepy... 피아노의 중요성?
재즈를 듣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왕초심자이기 때문에 주로 '유명한' 아티스트의 '유명한' 앨범들 위주로 사서 듣게 된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몇안되는 서른장 정도의 재즈 씨디들은 대부분 다 듣기 좋고 유명한 앨범들인데 유난히도 사놓고서 잘 안듣게 되고 들어도 귀에 잘 안 들어오거나 졸려버리는 음반이 한장 있으니 그게 바로 지금 여기 올라온 Branford Marsalis의 "Trio Jeepy"이다. 이게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유일한 앨범이기 때문에 이 음반 하나로 그의 음악에 대해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럴 자격도 안되지만 오늘 외출하면서 들은 이 앨범은 여전히.. 나하고는 친해지는데 실패했다.
브랜포드 마살리스.. 그 유명한 "Mo'Better Blues"의 주인공이며 예전에 벅샷 르퐁크라는 훵키 프로젝트로 훵크/그루브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어찌보면 자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윈튼보다도 더 유명한 이름일 수도 있겠다. 최근작에 대한 평가도 좋고 오히려 윈튼보다도 대중 친화적인 음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이지만 이 앨범만큼은 참 귀에 안들어와서 브랜포드 마살리스의 첫인상이 나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오히려 나한텐 윈튼이 더 잘 귀에 들어오니 거참.. (그건 내가 색소폰보다 트럼펫 소리를 더 좋아해서 그럴지 모른다. 암튼) 음.. 어떻게 보면 이 앨범은 그를 처음으로 시작하는데 있어 부적합한 건지도 모르겠다.. 암튼 간에.. 이 앨범과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그 이유는 바로 피아노에 있다는 걸 알았다.
보통 트리오 앨범이라고 하면 대개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진용을 흔하게 떠올리지만 이 앨범은 피아노가 없고 마살리스의 색소폰과 베이스, 드럼으로 편성돼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난 이상하게 피아노라는 악기에 가장 애착을 두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은 아니고 다뤄봤던 악기가 피아노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오스카 피터슨, 키스 자렛, 빌 에반스, 뗄로니어스 몽크 등의 음악을 들으면 참 마음이 편안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걸 보면 피아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이 앨범에선 그저 마살리스의 현란한 색소폰 소리가 딱딱한 리듬 파트에 어울려 울리는 게 왠지 '따뜻한 공간감'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고 허공에 소리지르는 느낌이 들어서 나한테 거부감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오넷 콜맨의 음악에 약간 관심이 생겼는데 그 역시 전통적으로 색소폰/베이스/드럼 진용의 음악을 주로 했다고 하니 잠시 재즈 내공이 더 쌓이기 전까지는 그의 음악에 접근하지 말아야겠다. 브랜포드 마살리스 가지고 이러는데 오넷 콜맨을 감당할 수 있겠나?
2007/11/21 (수)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