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mdda [Where Is My Radio] (2006, T-Entertainment)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중에 난 그다지 많이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데 유일하게 보기에 눈꼴 시려운 사람이 바로 ‘붐이예요!’를 외치고
다니는 붐이다. (요새는 그와 비슷한 이미지의 ‘여자붐’인 김새롬도 있는데 둘 다 짜증난다.) 암튼 별로 재미있지도 않으면서 이상하게
나대는 것 같고 방송사에서도 띄워주는 듯한 분위기도 별로 맘에 안들고 또 비슷한 스타일로 데뷔한 노홍철이나 찰스 등이 ‘나대면서도
겸손한’ 이미지인 것에 비해 이 친구는 약간 자기 과시를 하는 듯한 말투나 행동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근데 갑자기 붐 얘기를 왜
꺼냈냐.. 바로 여기 있는 염따의 첫 이미지가 나한테는 마치 붐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난 그의 뮤직비디오도 안봤고 그의 음악도 하나도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뚝섬 썸머 그루브와 강남 교보 쇼케이스에서 그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혼자서 엄청 나대는 것 같으면서 거만한
말투의 첫인상이 그다지 좋질 않았다. 그러다가 리드머에서 Maslo의 CD를 샀더니 보너스로 껴주어서 들어봤는데..
오.. 제법 괜찮다. 일단 P&Q, Elcue, 양성 등의 참여진을 따지지 않고서라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역시 프로듀싱. 하드코어적인
질감의 비트와 raw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ㅇ.ㅕ.ㅁ.ㄷ.ㄷ.ㅏ”와 올드스쿨적인 느낌의 “Favo”는 모두 그가 직접 프로듀싱한 것으로 인스
트루멘틀 버젼으로 들어보면 그 퀄리티가 신인치고 크게 떨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양성이 프로듀싱한 타이틀곡에서는 복고적
인 느낌의 올갠음이 ‘붐박스’, ‘라디오’ 등과 같이 향수를 자아내는 키워드와 잘 어울리고 있다. 한편 목에 잔뜩 힘을 준 것 같은 그의 개성
있는 보이스도 듣기에 무난하며 P&Q의 휘쳐링 랩도 튀지 않고 적절하게 그를 뒷받침해주고 있어 4곡 밖에 (인스트루멘틀과 아카펠라
제외) 수록되지 않은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즐거움이 있다. 역시 뮤지션은 음악으로 평가해야 하는 법인가.. 그의 음악을 직접 접해
본 이후로 그에 대한 이미지가 ‘나대고 거만한’ 이미지에서 ‘액티브하고 씩씩한’ 이미지로 변해가게 되더라.. 암튼 간에 누가 어떻고 저떻
고를 선입견만으로 논하기 전에 뮤지션이라면 음악으로, 배우라면 영화나 드라마를 제대로 접해보고 말하자는 교훈을 주고 있는 염따다.
"살아 숨셔~!"
2007/01/13 (토) 00:33